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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싹 감자 싹 윤제철 상자 안에 감자가 오래두고 먹으려 했더니 뽀얗게 싹이 추운 현관에서 피었다 탱탱하던 거죽은 바람 빠진 풍선 마냥 쭈글쭈글하다 나를 낳고 기르시느라 등골이 다 빠진 어머니 모습이다 발아래 짓이겨진 껍데기 못 알아보고 저 혼자 자란 듯 우쭐대며 싹은 쑥쑥 내밀어 .. 더보기
새해는 새해는 윤제철 생각 없이 맞이한 일월은 새로 오는 건지 다시 오는 건지 분수처럼 쏘아올린 물이 내려와 다시 올라가는 것처럼 어제 보다 크게 다를 게 없는 오늘이고 내일일 뿐 새롭게 시작하고 무언가 잘 될 것 같은 희망이 용솟음치는 새해는 눈에 띄지 않았다 제삿날에만 돌아가신 조.. 더보기
독도의 고백 독도의 고백 윤제철 고민하고 있는 작은 나 오래도록 한 집에 살아온 식구들이 있어도 울타리 밖에서 자기 핏줄이라고 손짓을 하여 빼앗아 가려 한다 무얼 잘못했다고 뜻하지 않게 다른 집 식구가 되어야 할까 얼마나 얕잡아 보았으면 이 지경이 오게 할까 무섭고 두려운 작은 나 더보기
그림자 그림자 잠시라도 남에게 지면 죽는 줄 아는 세상에 자진하여 몸을 낮춰 언제나 주인을 따르며 충성을 다하는 너를 미워하랴 상대를 돋보이게 하였지만 한 번도 그 공을 알아주지 않아도 제 역할에 만족해야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랴 빛이 없을 때나 흔적을 감추고 쉴 뿐 주인이 없으면 함.. 더보기
새해는 내 친구 새해는 내 친구 윤제철 어제나 오늘이 덜러진 것도 없눈데 날개라도 단 것처럼 새옷으로 갈아입는 산듯함을 만나 모두가 잘될 거라 희망을 갖는 날 떠오르는 새해가 함께 했던 친구마냥 불씨라도 나누어주듯 손을 내밀고 제능력 발휘하더라도 분수에 맞지 않아 고장나지 않도록 마음을 .. 더보기
존재감 없다는 것 존재감 없다는 것 콩나물도 아닌 것이 노랗게 여린 순으로 올라와 국수집 홀 화분 사이에 끼어 고개를 길게 빼고 손님들을 봐도 같이 선 화초래야 대단치는 않지만 풀도 아니고 꽃도 아닌 채 있는 줄도 모르고 스쳐 지나가는 시선을 받을 때 마다 배배꼬는 꼴이 어색하고 날 궂은 초겨울 .. 더보기
은사(恩師) 은사(恩師) 고등학교 졸업한지 30년이 지났다고 기념하는 자리에 불리어 은사라는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내 마음엔 아직도 제자로 앉아 학교 다닐 때 꾸짖어 가르치시던 선생님이 눈앞에 떠올라 몸 둘 바 몰랐다 어려울 때 마다 중심 잡아 일 그르치지 않도록 지켜주는 마음속에 또 다른 .. 더보기
한국문학사를 빛낸 시인들 - 이상범 편 한국문학사를 빛낸 시인들 이상범 편 1.만남 경기도 김포시 김포한강로 2가 장기동 수정마을에 거주하시는 이상범 시조시인을 뵙기 위해 찾은 것은 2015년 9월 14일 오후 2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다. 초행길이라 전화로 길을 여쭈어 찾느라 다소 지체되었다. 집 앞에 도착하였을 땐 이미 현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