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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창작시

감자 싹




감자 싹

 

윤제철

 

 

상자 안에 감자가

오래두고 먹으려 했더니

뽀얗게 싹이

추운 현관에서 피었다

 

탱탱하던 거죽은

바람 빠진 풍선 마냥

쭈글쭈글하다

 

나를 낳고 기르시느라

등골이 다 빠진

어머니 모습이다

 

발아래 짓이겨진

껍데기 못 알아보고

저 혼자 자란 듯 우쭐대며

싹은 쑥쑥 내밀어

줄기가 다 되었다

 

제 앞가림에 팔려

눈이 멀었던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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