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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창작시

이곳에 오면

이곳에 오면

- 대전고 49회 서부모임에 가면서

 

윤 제 철

 

 

초등학교, 중학교시절은

너무 어려서 무얼 모른다는데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들을 만난다면

아침부터 마음이 먼저 가있다

 

누가 오고 누가 어떤 모습을 하고 오나

마치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만날 것 같은

기대감에 부푸는 가슴이다

안 오거나 못 오는 친구라도

마음은 옆에 와 있다

 

누군들 감정이 없고

누군들 지나간 추억이 그립지 않겠냐

그런데 얼굴을 내밀 수 있는 처지가 아닌

말 못할 여건이나 건강 때문에

못 오는 친구가 있지만

 

이곳에 오면 살맛이 난다

오류가 생긴 컴퓨터를

오류발생 이전으로 돌려달라는 프로그램을 써서

정상으로 돌아가듯이

친구들 얼굴에서 소년의 얼굴이 나오고

친구들 목소리에서 풋풋하고 앳된 음성이 들린다

이곳에 오면 술 맛이 난다

 

 

2016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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