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다는 것
콩나물도 아닌 것이
노랗게 여린 순으로 올라와
국수집 홀 화분 사이에 끼어
고개를 길게 빼고 손님들을 봐도
같이 선 화초래야 대단치는 않지만
풀도 아니고 꽃도 아닌 채
있는 줄도 모르고 스쳐 지나가는
시선을 받을 때 마다
배배꼬는 꼴이 어색하고
날 궂은 초겨울
멀리선 난로를 불러보아도
불길은 못들은 척 딴 전만 보고
몰골이나 하는 짓이 눈에 안 띄니
놓아준 것만도 감지덕지 인 것을
화를 내면 무얼 하나
실망을 하면 무슨 소용 있나
물이나 거르지 말고
속이나 태우지 않길 바랄뿐
*충주시가금면루암리에 위치한「어느 국수집」화분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