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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창작시

커피 잔 커피 잔 윤제철 한 잔의 커피를 마셔도 담기는 잔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다 좋은 시 쓰라고 후배가 갖다 준 잔이나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아내와 함께 산 잔 그리고 어떤 연수에서 반장을 맡은 답례로 받은 영국산 잔에 묻어있는 사연들이 입술을 댈 때 마다 외면하지 않고 다가와 잠자는 .. 더보기
이곳에 오면 이곳에 오면 - 대전고 49회 서부모임에 가면서 윤 제 철 초등학교, 중학교시절은 너무 어려서 무얼 모른다는데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들을 만난다면 아침부터 마음이 먼저 가있다 누가 오고 누가 어떤 모습을 하고 오나 마치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만날 것 같은 기대감에 부푸는 가슴이.. 더보기
알파고 알파고 윤제철 생각한다는 것이 계산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 건지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정보가 많은들 꺼내서 쓸 수가 없거나 무엇에 쓰는지를 모르면 무슨 소용 있을까 자신이 뭘 하는지도 모를 알파고와 바둑 승부를 낸다는 건 무슨 의미를 두어야할까 다만 가지고 있는 계산 능력을 .. 더보기
문(門) 문(門) 윤제철 열고 닫을 수 있다고 모두가 문이 아니다 사람이 드나들거나 마음을 주고받기 위해 열려야 하는 것이다 들어가야 할 텐데 꽉 막힌 한 가운데 멋대로 넘어갈 수 없으니 길을 먼저 내고 상대의 마음을 얻거나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각박한 세상이 되고나서 계산속에 사로잡혀 .. 더보기
K씨 탐방 K씨 탐방 마트 한 코너 피자에 커피를 같이 만드는 걸 혼자 맡아온 K씨 마음속에 스멀거리는 벌레를 꺼내어 허공에 버리고 싶어 오늘도 시창작 강의에 뛰어 갔다 「2시50분까지 연수중입니다」 조그만 메모 붙여놓고 습작시에 담긴 상처 찌꺼기 도려내고 끼워주고 앞뒤 위아래로 뒤적거린.. 더보기
감자 싹 감자 싹 윤제철 상자 안에 감자가 오래두고 먹으려 했더니 뽀얗게 싹이 추운 현관에서 피었다 탱탱하던 거죽은 바람 빠진 풍선 마냥 쭈글쭈글하다 나를 낳고 기르시느라 등골이 다 빠진 어머니 모습이다 발아래 짓이겨진 껍데기 못 알아보고 저 혼자 자란 듯 우쭐대며 싹은 쑥쑥 내밀어 .. 더보기
새해는 새해는 윤제철 생각 없이 맞이한 일월은 새로 오는 건지 다시 오는 건지 분수처럼 쏘아올린 물이 내려와 다시 올라가는 것처럼 어제 보다 크게 다를 게 없는 오늘이고 내일일 뿐 새롭게 시작하고 무언가 잘 될 것 같은 희망이 용솟음치는 새해는 눈에 띄지 않았다 제삿날에만 돌아가신 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