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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창작시

드브르브니크城 드브르브니크城 코토르 만을 달려 언덕에서 내려다 본 드브르브니크城은 지붕색으로 곱게 핀 한 송이 꽃이었다. 안으로 들어가 돌아다니면 진한 향기가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종교의 마당을 지나 생활의 터전이 들여다보이는 성벽을 날다가 수구경기를 응원하는 함성에 놀라 벌.. 더보기
음악(音樂) 음악(音樂) 괄목할만한 공간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마음을 바꿔주는 것은 한 곡조의 음악이다 밋밋하게 보내던 자리에 활력을 일으켜주고 상상의 출구를 열어주었다 노란머리, 파란 눈동자, 기다란 키로 지나치는 호텔 직원이 말을 하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하는 냥 대화가 오간다 베오그라드의 한 호텔 .. 더보기
걸어놓는 접시 걸어놓는 접시 지나가는 비에 우산을 쓰고 성모승천교회와 옛 성터가 남아있는 불가리아 차르베츠 언덕을 올라갔다 내려와 정통공예 거리를 둘러보다 걸어 놓는 접시를 샀다 비가 오는 날에 구겨진 마음을 폈지만 남은 여행기간을 깨뜨리지 않고 어떻게 잘 보관하느냐 걱정이 되었다 자식 하나 얻은 .. 더보기
야영장(野營場) 야경(夜景) 야영장(野營場) 야경(夜景) 윤제철 낮에 잠을 자고 불침번 서있는 외등도 아닌데 산 속에 야영 나온 아이들 잠자지 않고 적막을 깨고 있다 집이나 학교에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나 게임을 하는 걸까 자유롭지 못했던 음식과 음료를 먹거나 마시는 걸까 이름 모를 산새 덩달아 운다 텐트마다 샅샅이 뒤.. 더보기
장사익의 노래 장사익의 노래 윤제철 그의 노래가 문을 열어 나를 부르면 얕은 내 넋의 심지가 빠져 그의 몸짓, 손짓을 따라 흔들다가 춤을 춘다. 바람소리를 낸다. 시(詩)의 구석구석을 뒤지듯 훑어 토해내면 점점 커다란 존재가 되어 자꾸만 작아지는 내 가슴을 묻어버렸다. 울음소리를 낸다. 살아온 어제와 오늘, .. 더보기
별 윤제철 외롭거나 가슴이 아픈 이가 애절하게 매달리면 따뜻한 눈빛으로 위로해주던 별들을 하는 일에 인기가 많아 자신이 누구란 걸 세상에 알리고 빛을 내며 사는 스타를 바라보고 사느라 잊었다 간 밤 은하수에서 내려와 동작대교 밑 88대로 진입로 개나리 가지에 앉아 꿈을 일깨우려 찾아왔건만.. 더보기
몸이 하라는 대로 몸이 하라는 대로 윤제철 병원 한 번 가본 일이 없다며 자신 만만해하던 엊그제 같은 날들 딴전 부리는 것이 옛날 같지 않다 별로 힘쓰는 일을 하지 않았는데 삐끗하면 며칠을 움직이는 게 불편하니 부끄럽기만 하다 감추고 싶다 마음은 늘 그렇게 세월 가는 줄 모르고 그냥 있는 줄 아는데 몸이 따라 .. 더보기
뮬건 물건 잘 만들려면 손이 많이 가는 거야, 햇살이 잘 드는 양지 바른 곳에 골라 말려 바람에 날아갈까 비에 젖을까 하나하나 눈길을 떼지 못해, 잘되겠지, 한 순간 마음을 놓으면 빨리 끝내려고 서둘다 보면 마음먹은 것과 달리 망가지고 말지, 빚을 지지 않고서야 어디 그럴 수 있을까 고장이 나면 보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