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놓는 접시
지나가는 비에 우산을 쓰고
성모승천교회와 옛 성터가 남아있는
불가리아 차르베츠 언덕을 올라갔다 내려와
정통공예 거리를 둘러보다
걸어 놓는 접시를 샀다
비가 오는 날에 구겨진 마음을 폈지만
남은 여행기간을 깨뜨리지 않고
어떻게 잘 보관하느냐 걱정이 되었다
자식 하나 얻은 만큼
소중하게 옷을 입혀서
발칸반도 이곳저곳을 보고
마음속에 점점 느낌이 쌓이면서
넣어둘 곳이 좁아진 자리를 꾹꾹 눌러
빈틈을 만들어 넣어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