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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창작시

걸어놓는 접시

걸어놓는 접시


 

지나가는 비에 우산을 쓰고

성모승천교회와 옛 성터가 남아있는

불가리아 차르베츠 언덕을 올라갔다 내려와

정통공예 거리를 둘러보다

걸어 놓는 접시를 샀다

비가 오는 날에 구겨진 마음을 폈지만

남은 여행기간을 깨뜨리지 않고

어떻게 잘 보관하느냐 걱정이 되었다

자식 하나 얻은 만큼

소중하게 옷을 입혀서

발칸반도 이곳저곳을 보고

마음속에 점점 느낌이 쌓이면서

넣어둘 곳이 좁아진 자리를 꾹꾹 눌러

빈틈을 만들어 넣어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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