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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창작시

장미꽃눈 장미꽃눈 아무도 들여다보지 못하는 속살을 빨간색 진한 빛깔의 피를 토하듯 자신의 계절을 까발려 만든 얼굴에 박수를 치면 바라봐온 깊은 사랑도 헤픈 웃음에 이끌려 현실의 진한 노여움에 몸을 파르르 떤다. 눈도 아닌 것이 어느새 한 시절 다 보낸 듯 가뭄 끝에 잠시 뿌린 비에 접어버린 젖은 춤에 나약하게 울고 있다. 가시만 있으면 다인가 한마디 말에 온몸을 던지는 그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열정적인 사랑의 화신이여 어디로 갔나, 찾아보아도 없네 사랑이 무언지 스마트폰 속만 뒤진다 더보기
어린이 어린이 나이가 적은 아이만 어린이가 아니다 나이가 많아도 자신을 잘 추스르지 못하면 어른이 아닌 어린이다 나이가 적어도 할 일을 알아서 해내면 어른처럼 보인다 어른이 없는 집에 어린이는 너무 빨리 웃자라 어린이를 빼앗겨 버린다 어린이도록 보호해야 누릴 권리를 지킨다 더보기
전과 후 전과 후 잘 하다가도 돌이킬 수 없는 실수 하나 전과 후 상황에 울고 웃는 삶의 질곡은 너무 깊고 험하다 활동 도구들이 망가져 제구실을 못하고 널브러질 때 후회와 반성, 그리고 안타까움 아니 괴로움과 슬픔이 가득히 나를 채운다 의욕을 한줌씩 보태어 절망의 나락과 줄다리기 하다 되 돌려봐도 후에서 전으로 살아나지 않는다 실수를 인정하고 나서야 후에서 주저앉아 전을 바라보지 않는다 너무 늦은 후에야 보이는 실수가 밉살스럽다 더보기
압니다 압니다 아무리 힘들어 무너져 내려도 삶의 모습이 허접스러워 말이 아니다 싶을 때 누군들 남에게 보여주고 싶었을까 소리 나마 평소처럼 유지하고 싶어 자신의 생애와 같은 그 이야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온갖 힘을 동원하였다 피가 끓어오르는 그 짧은 한 마디 그리고 끊어진 인연 끝으로 내 귀에 혼탁하게 새긴 유언 같은 “압니다” 도려내는 아픔으로 가슴을 파고들어 온갖 이미지를 끌어 모은 한 편의 시로 귀결되었다 더보기
지하우주선 난간에서 지하철 분당선 바닥을 믈끄러미 내려다 보다 만난 코로나 시국을 담은 시상을 만났다 지하우주선 난간에서 윤 제 철 매몰찬 밖을 외면하고 한낮 따스한 공간은 오수에 취했다가 돌아온 나의 시선을 어지럽혔다 마스크로 무장한 채 손거울을 골똘히 들여다보면서 은하수를 떠도는 새처럼 몽롱한 시야 안에 등장한 화성인 모습을 발견하고 서슬이 퍼런 코로나 위력에 쫓겨 지하로 달아나는 우주선 난간에서 겁먹은 몸을 떨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지 묻고 싶었다 더보기
천우문학관 천우문학관 윤 제 철 살갑게 마주보고 보살펴야 했던 월간 문학세계 출신문인을 낳고 명품으로 키워내 한국문단 군락지로 꽃 피울 천우문학관 날아라 날아라 저 멀리 지구촌 발 닿는 곳까지 문학의 향기를 퍼 날아라 더보기
진료 - 1 진료 - 1 윤 제 철 글로 쏟아낸 원고를 들고 지정된 날마다 줄을 선다 어느 부분이 막혀 답답한지 어느 부분이 엉켜 막혔는지 현재를 사는 아픈 마음을 순환의 방향을 바꾸어 풀기 위하여 솔직하게 진술한 문진표를 들고 부끄러움을 떨치고 줄을 선다 잠깐 새 매듭을 풀어헤쳐 마음속을 훤하게 들여다보고 내시경처럼 처방을 내리면 고통은 모두 지나가버린다 *시 창작 강의실 풍경. 더보기
거울 앞에서 거울 앞에서 윤 제 철 네 앞에 서면 자신이 없어 좋게만 고치려 한다 나다운 모양을 안보이고 잘 보이려고 꾸미다가 나를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흐트러지지 않게 정갈하고 당당하게 나서는 나를 지키도록 붙잡아다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