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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깡통 시 빈 깡통 최 동 현 빈 깡통을 무심코 발로 찼다 깡통은 아픈 소리를 내며 저만큼 굴러간다 나도 빈 깡통처럼 차여서 아픈 소리를 내며 저 멀리 굴러간 적이 있다 나에게 빈 깡통이 된 사람은 없을까 아픈 소리를 내며 아니 아픈 소리도 내지 못하고 멀리 굴러간 사람은 없을까 빈 깡통을 주워들고 한참을 귓가에 대어본다 빈 깡통처럼 길거리에 버려져 굴러다니는 존재를 본다.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보이는 빈 깡통을 발로 찼다.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통을 호소하는 비명이나 신음을 내는 소리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지 않고는 들을 수도 없겠지만 그 아픔을 모른다. 차인다는 것은 약자다. 강자로 하여금 무시 받고 짓밟히는 순간의 존재감은 사정없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것이 인간의 모순된 행.. 더보기
한국예술가곡보존회 제 13회 정기연주회를 참석하고 한국예술가곡보존회 제 13회 정기연주회를 참석하고 나서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는 가곡을 꿈꾸며 윤 제 철 내가 찾은 곳은 케이비에스 아트홀이다. 작사와 작곡이 성악가들의 노래로 울려퍼지는 열정의 도가니다. 월간 문학세계로 시 부문에 등단하신 강석진 가곡 작사가의 소속 단체인 한국예술가곡보존회 제 13회 정기연주회가 있었다. 주제로는 봉선화를 통한 한국가곡 100년을 조명하는 자리였다. 지난 2월에 예정되었던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미루다가 7월이 되어 조심스럽게 거리두기로 앉아 김재구 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봉선화를 비롯하여 가고파, 보리밭, 목련화 등 주옥같은 한국대표가곡과 회원들의 가곡을 1, 2부 순서로 감상하였다. 노래는 동요, 대중가요, 가곡 등 여러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시기에 따라 .. 더보기
끊어진 사유회로(思惟回路) 끊어진 사유회로(思惟回路) 내 곁에 다가오는 것들을 하나씩 가지런하게 줄 세웠던 내 머릿속은 질서가 있었다 그러던 내가 어느 날부터 줄이 뒤죽박죽 엉켜버렸다 순서도 없이 감추기와 새치기가 연달아서 이 생각 저 생각이 서로 부딪혀 합선이 되고 빨갛게 불꽃이 튀었다 반복되는 현상에 그슬린 연기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 봐도 혼탁한 머릿속은 회로가 끊어져 꼼짝을 하지 않고 하얗게 지워졌다 더보기
신영철 시집「그리움이 아프다」서평 신영철 시집「그리움이 아프다」서평 시인의 자아성찰(自我省察), 혹은 타협(妥協) 윤 제 철(시인, 문학평론가) 1.들어가는 글 시인은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직접 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사물 중에 하나를 매체로 삼아 대신 해주기를 바란다. 지금은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데 몰두하지만 시를 쓰기 전에는 그 대상이 따로 있었다. 어떤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돌이나 벽돌 따위를 쌓는 일이었다. 그로 인해 튼튼한 벽을 세우는데 공헌한 끝에 기능장이 되었다. 기능장은 기능계 기술 자격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써 학문연구의 금자탑인 박사나 다름없다. 그야말로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공인이다. 다른 시인들이 오랜 기간을 습작으로 정신적 감각을 연마할 때 신영철 시인은 손으로 다듬는 기술로 자아성찰의 원숙한 인격도.. 더보기
덩굴장미 덩굴장미 윤 제 철 사랑은 빨간 꽃 이파리 아름다운 얼굴도 향긋한 향기도 겹겹이 포개어 감추어버렸네 마음속에 뜨거운 열기가 바라만 보아도 부글부글 끓어올라 사방팔방으로 튈 것만 같아 피해버렸네 사랑은 축축하게 내민 입술 꾸밈도 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받아주는 최고의 선물이라네 아무리 주어도 아깝지 않고 받을수록 즐겁게 익어가는 그런 추억이 많이 열리는 인생살이를 행복이라고 합창을 하라네 * 위 시는 계간 문예운동 2020 가을호 권두시로 게재되었습니다. 더보기
블로그 방문자 15만 명 돌파(2020년 5월 22일) 블로그 방문자 15만 명 돌파 2006년 10월 25일에 개설한 저의 블로그 방문자 숫자가 드디어 15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15만에서 15만은 1년 걸렸습니다. 더욱 분발하여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욱더 분발하여 알찬 내용의 블로그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의견을 댓글로 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 5월 22일 윤우소 올림 더보기
노선관(魯先寬) 시인을 생각한다 노선관(魯先寬) 시인을 생각한다 윤 제 철 1.들어가는 글 노시인은 1939년 충남서산에서 태어나 공주사범학교를 졸업, 중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하셨다. 월간「문학공간」으로 문단에 데뷔하셔서 한국문인협회 회원, 공간시인협회, 서울교원문학회 지도위원, 광화문사랑방시낭송회 운.. 더보기
여재학 시집 -「파랑새의 꿈」서평 여재학 제2시집「파랑새의 꿈」서평 관찰(觀察)로 빚은 서정(抒情) 윤 제 철(시인, 문학평론가) 1.들어가는 글 사람은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글로 쓸 수 있는 능력을 누구나 지니고 있지만 시는 정서나 사상 따위를 운율을 지닌 함축적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