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開場)
- 장미원을 산책하며
윤제철
파한 장을 열려는 마음
다시 솟아나는 봄
푸른 이파리는 물을 끓여
찾아오실 손님을 맞으려
봉오리 안에 재료를 담아놓고
차 한 잔을 준비한다
안간 힘을 다하여
내일을 일으켜 세우는 버팀목으로
나누어 줄 사랑의 불씨
빨간색, 분홍색, 노란색 얼굴로
화장을 하고 나설 무대
장미꽃 한 송이를 준비한다
뼛속 깊이 박힌 상처
허리의 고통으로 지낸 불면
신약이라도 개발했는지
김칫국물 먼저 마시는 건 아닌지
따뜻한 바람 온몸을 휩싸고
완치의 날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