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레
윤 제 철
언제나 해오던 일이었는데
사용하고 남은 것들을 치우던 대로
깨끗하게 버리고 씻어놨건만
쓸려고 놔뒀다며 안타까워한다
잘한다고 한 일이지만
라볶이 하고 남은 국물
맛이 좋아 다시 쓰려했다는
깊은 속을 알 수가 없었다
쓸어 담을 수도 없으니
돌이킬 수 없는 실수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작은 자존감 너절너절하다
도와주고도 못 듣는 좋은 소리
한두 번이 아니건만
나이가 들수록 섭섭하기가
자꾸만 커가니
더 이상 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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