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체면
윤제철
행당동 전통시장 오후 5시 반
짧은 낮의 꼬리를 깔고 앉아
순살 치킨 포장구입하려 기다리는 호프집
알아듣지 못하는 음악을 등에 지고
혼자 앉아 밖으로 보이는
간판 딱지들이 덕지덕지 눈에 붙으면
족발 보쌈 핸드폰 가게 순대국 막창
찢어진 골목에 불이 지펴진다
그 중에 발발 떠는 네온사인들은
코로나 방역완화 뒤에서
굽은 허리가 펴지지 않았고
끊어진 발길을 살리려 체면을 구긴다
전통시장 체면
윤제철
행당동 전통시장 오후 5시 반
짧은 낮의 꼬리를 깔고 앉아
순살 치킨 포장구입하려 기다리는 호프집
알아듣지 못하는 음악을 등에 지고
혼자 앉아 밖으로 보이는
간판 딱지들이 덕지덕지 눈에 붙으면
족발 보쌈 핸드폰 가게 순대국 막창
찢어진 골목에 불이 지펴진다
그 중에 발발 떠는 네온사인들은
코로나 방역완화 뒤에서
굽은 허리가 펴지지 않았고
끊어진 발길을 살리려 체면을 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