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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월간 문학세계 300호와 나

월간 문학세계 300호와 나

 


  지난 201976일 성동구청 3층 대강당에서는 문학세계문학상, 시세계문학상, 월간문학세계신인상 시상식을 겸하여 월간 문학세계 300호의 의의를 다지는 행사가 거행되었다. 전날 75일 성동구민대학 시 창작 강의를 마치고 인근에 있는 행사장의 좌석배치를 돕기 위해 찾으면서 윤지훈 실장님과 편집기자들의 노고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행사 당일 날에도 일찍 나가야 했다 전국에서 올라오시는 손님들을 맞아야 했다. 그리고 우리 월간 문학세계를 아껴주시는 원로 문인들을 안내해야 했다. 채수영 선임편집주간, 김종상 아동문학가, 장윤우 시인, 강정화 시인을 비롯하여 다수의 출신 문인들을 만나는 기분 좋은 일이다. 하객들은 모두 4백여 명이 넘었다.

  필자는 이 자리에서 과분하게도 제일 먼저 환영사를 맡았다. 2006년도 3월호까지 주간을 맡았다가 고만둔 자리를 다시 맡겨주신 김천우 발행인과 채수영 선임편집주간의 뜻을 받들어 편집주간의 역할로 이루어졌다.

  필자는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도록 몸과 마음 그리고 경제적 희생을 아끼지 않으며 언제나 발간 일을 맞추기 위해 몇 달을 앞당겨 살아야했고 편집을 마치고 책이 나올 때까지, 이 책이 세상에 나와 제구실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자식을 낳는 부모의 심정으로 마음 조리던 지난 30년을 생각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발행인 김천우()세계문인협회 이사장은월간 문학세계 지령 300호를 발간하는 동안 때로는 울고 웃으며 함성을 지르고 행복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들이 흐르는 강물처럼 펼쳐지고 포기하고 싶은 유혹도 많았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하고 물러서본 적도 없었다. 내 사전에도 불가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사말 도중 눈시울을 적셔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채수영 선임편집주간은여린 여자의 몸으로 어려운 문예지 출판에 나서던 당시 어떻게 감당하려 뛰어드느냐며 말려야했다.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들을 뿌리치고 오늘까지 버티고 온 업적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꿋꿋하게 한국문학을 빛내는데 앞장서주길 바라며 오늘 저녁에는 막걸리 한잔을 마셔야겠다고 사랑어린 축사를 남겼다.

  두 분의 인사말과 축사를 들으면서 함께했던 지난 시간들이 눈앞에 떠올려졌다. 울컥해 올라오는 감정의 쌍곡선이 세찬 물결로 넘치고 눈물이 핑 돌았다. 엄청나게 높고 깊은 역사의 한가운데 두 분을 바라보고 있어야했다. 그동안 월간 문학세계나 계간 시세계에 참여하여 한 일들은 필자가 한 일이 아닌 발행인의 이름으로 오늘에 왔다.



  다시 필자에게 거는 기대를 결코 저버릴 수 없다. 문단에서 얻은 체험과 쌓아놓은 지식, 그리고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모든 능력을 동원하여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것을 고맙게 받아드려야 했다. 남은여생을 최선을 다하는 미음 가짐으로 시상식이 끝나고 나서 원로문인들을 모시고 보내는 뒤풀이에서부터 발행인과 임원진의 마무리 자리까지 내내 떨칠 수 없는 각오로 다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사명을 갖고 하고 싶어서 해온 일이었다. 하고 싶어 하는 일 보다 즐거운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 어찌 보면 나의 모든 일은 문학이 아닐까 싶다. 문학이 아니면 어떤 존재로 살아왔을까는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그동안 흘러서 온 강의 지류들을 지나 보다 넓은 바다에 닿은 배처럼 대양을 행해 항해해야할 순간에 와있다. 예고하지 않고 다가올 바람과 암초를 대비해야 한다. 두려워하지 말자 저 극점에 이 배가 닿을 때까지



2019년 7월 31일 자정을 넘기며

윤 제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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