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를 먹으며
윤제철
뜨거운 여름 하드를 사들고
냉동실에 넣었다 먹을랬더니
녹았다가 얼었는지
나누어주고 남은 것 하나
손잡이가 묻혔다
포장지로 싸매어 베어 물면
어떤 모양이든 다시 녹아
어차피 몸 안에 흘러들어
달콤한 맛으로 텁텁하던 입안을
시원하게 하긴 마찬가지 아닐까
껍질 벗겨들고 모양새에 망설이던 걸
들켜버린 냥 부끄러웠던 얼굴
아니라고 시치미 떼는 버릇
오늘과 내일 잊어버리고
또다시 반복되는 걸 어찌 막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