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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창작시

메르스(MERS)


메르스(MERS)



윤제철



과거엔 세상에 오직 하나로만 알고

사랑에 빠져 지내다가

실연이라도 당하면 살고 싶지 않다고

하늘만 바라보았던 청춘이었지만


요즘엔 한 손 안에 정보를 쥐고

모르는 게 없이 살아서인지

마음에 들다가도 더 좋은 상대가 나타나면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헤어지고 마는데


상대는 누군지도 모르는데

저 혼자 2주 정도는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다가

약을 올려 열을 내게 하고

접촉하는 이들에게 까지

아직도 사랑을 구걸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좋아하고

마스크를 싫어한다는 말에

구경 온다는 사람들은 물론

물건들이 유통이 안 되는 중증을 앓게 하는

중동에서 온 청춘이 난리 법석을 피우고

이제는 지쳤는지 눈치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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