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Bana Hill)산 케이블카
빠르다는 느낌을 실감하지 못한
케이블카 안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자작나무 고무나무들은
수족관 안의 수초처럼 가늘고 기다랗게
쭉쭉 뻗어 산등성이를 기어오르고
그 틈으로 세차게 떨어지는 계곡의 물들은
기포기에서 피어나는 거품으로 보였다.
얼마나 가는지 설악산 같으면 벌써 도착했을 텐데
가도 가도 끊이지 않는 노선은 이어지고
그 것도 고지 1750m에서 갈아타고 다시 올라간 길은
프랑스 총독의 관저가 숨어있는 그 꼭대기
지금은 호텔로 놀이동산으로 즐겨찾지만
아직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지 안개가 자욱하였다.
산 아래 풍경들은 가려져 희미한 가운데
주변보다 일행들이 유별나게 가까이 보여
돈독한 우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나산 : 베트남 중부 호이안의 산악지대에 있는 높은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