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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창작시

지하철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전철 안에 많은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아무 말도 없이

타고 달리는 동안 눈을 감고 있거나

눈앞에 시선을 고정시켜 가는 길을 재촉하고 있다.

머릿속에서 제각기 다른 생각들에 잠겨

몸은 한곳에 있지만

어디를 돌아다니고 있는지 모른다.

자신의 신분이나 역량에 대하여

알려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누가 누구인지를 모르고 스쳐지나가게 내버려둘 뿐,

시시각각으로 드나드는 지하철 승객들이

들락날락거리며 비웠다가 채우고

양념이나 재료가 다른 김밥처럼

정차하는 역마다 새롭게 만들어졌다가 부서지고,

수시로 달라지는 조각조각으로 이루어지는

모자이크가 누구의 가슴에도 담지 못한 채,

바닷물이 드나드는 해안인가

나는 목적지에서 하나의 조각으로 빠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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