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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한 올 한 올 풀어볼 일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실타래 풀듯 한 올 한 올 풀어볼 일


윤제철


 시인이라고 해서 시를 항상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시가 될 수 있겠구나 싶은 사물이나 사건을 관찰하고 떠오르는 시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시상은 언제 가까이 다가 올 줄을 모르기 때문에 기억하거나 기록을 통하여 보관되어야할 소중한 것이다.

 사람의 기억이란 한계가 있어 일시적으로 발견되거나 비유되어 떠오르는 시에 대한 생각들이 다른 생각들과 교차되거나 섞여지다가 보면 흔적을 다시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어서 어디에라도 꼭 기록되지 않으면 안 된다. 기록이 된 것은 다시 읽어 기억을 찾을 수 있어 도움이 되기 때문에 메모지를 늘 갖고 다니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시의 창작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시상을 그대로 기록한다고 해서 시가 되지 않으므로 몇 번이고 읽어 이미지화에 성공을 하기 위해 고쳐 다듬어야 한다. 이 작업을 하다보면 시를 써야겠다는 목표를 바로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어서 덮어두고 몇 번이고 거듭하여 시도하는 과정을 반복하곤 한다. 그런다 한들 완성이라는 용어를 허용하기에 인색한 시의 창작은 완성에 가까울 뿐 완성이 없다.

 오죽하면 시를 쓰는 데에도 운이 좋아야 한다는 말을 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나 사물에서 관찰하는 시인의 눈과 마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시상이 때에 따라 발견될 때도 있지만 그냥 지나쳐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수롭지 않은 것까지도 놓치지 않을 때엔 운이 좋다고 말할 정도다.

 요즘 온 세계가 경제난으로 걱정에 휩싸여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세계 를 마음대로 쥐고 흔들던 미국이 휘청거리면서 그 영향권에 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자주적인 조율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까닭이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다는 근본적인 의미를 누리며 살던 사람들이 불투명한 경제현실을 타개하지 못하고 그야말로 경제를 쓸고 간 쓰나미-해저(海底)에서의 급격한 지각변동으로 발생하는 파장이 긴 천해파-잔재와 같은 것이다.

 각국에서 생산된 물품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경제대국 사이에 끼어 무역을 하면서 불리한 협정을 맺어가며 고충을 겪어야만 하는 것은 자급자족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롯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하여 수출을 우선순위로 놓고 외화를 벌어들여 필요한 자원을 구입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 목표만큼 팔기 위해서는 더욱 어려운 여건에 놓이게 된다. 마음먹은 대로 실적을 올려왔던 것도 관련 국가들의 경제가 좋았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어려워지는 상황을 잘 이겨내려면 남다른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시를 쓰는 시인이나 시장여건을 풀어나가는 경제인들이 취해야할 시어나 전략은 적재적소에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하고, 남들이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의미를 담고 있거나 구매심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일에 한 두 번의 시행착오가 오더라도 몰두해야 할 것이다.

 일을 하다보면 생각대로 잘 될 때도 있지만 잘 안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잘 안 되면 그 이유를 파악하여 해결해나가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까이 해야 한다. 아무리 엄청난 상대라도 겁을 먼저 내는 것은 아무 것도 해보지도 않고 항복하는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 참고 견뎌서 이겨냈던 은근과 끈기의 근성을 보여줄 때가 다시 온 것이다.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다시 고쳐 입고 앞을 똑바로 바라보며 하던 일에 힘을 내어 얽혀있는 실타래를 푸는 심정으로 한 올 한 올 풀어헤쳐볼 일이다.   

    

    - 2009년 시세계 봄호 권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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