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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문단선거 이대로 좋은가?

 


문단선거 이대로 좋은가?


윤제철


 문인단체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가 근래에 접어들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전체를 총괄하는 대표자와 보좌하는 준 대표자 그리고 각 장르별 대표자를 뽑는 선거를 시 장르의 회원이 많아 시 장르에서만 많은 수가 당선되어 안 되겠다는 이유로 개정하여 총괄대표자가 준 대표자를 장르별로 결성을 하여 후보로 내세워 선거운동을 해왔다.

 선거권을 가진 회원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에 가담한 운동원이나 본인은 전화나 핸드폰 문자를 통하여 평소에 친분이나 연고 등이 내세워져 한 표를 부탁하는 방식으로 선거전이 치러졌다. 당선만 되면 문인들을 위하여 크게 봉사할 듯 희망에 찬 말들을 걸어놓았다. 활동이 많은 회원들은 이 후보, 저 후보를 다 아는 처지에 누구에게 한 편만 손들어 줄 수도 없고 곤란을 겪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회원들은 시도 때도 없이 전화나 문자를 받아야했고, 보아야 하니 한둘도 아니고 별로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입후보로 나선 후보들은 문단에 중진이상 원로급에 해당하는 분들로서 후배문인들에게 존경을 받아야 할 형편에 한 표를 부탁한다는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회원 가입을 한지 얼마 안 되는 분들이나 오래된 분들이나 다 같은 권리로 선거에 임하게 되니 어쩔 수 없는 입장이긴 해도 낯을 뜨겁게 했다. 뿐만 아니라 각 장르별 대표자 선출 후보로 선후배를 떠나 사제지간에 놓인 두 분이상이 어우러져 대결을 벌려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선거에 이르기 전에 서로 합의 하여 대결을 피하는 미덕이 아쉬운 것이다.     언젠가는 대표자 후보를 단독후보로 만들려고 했다는 고의여부 시비로 마감시간이 지난 다음에 접수를 못 시킨 후보 측에서 사법기관에 오르내리는 불상사가 생기더니, 이번에도 연말연시를 맞아 어수선 하던 틈을 타 특정후보예정자에 대한 석사논문 표절 시비로 고소논란을 피우다가 선거를 앞두고 아예 입후보도 못하게 제명 처분되었다는 결과를 문서화해서 발송되었다. 이사회에서 통과 되었다니 절차는 밟았어도 이사들의 입장은 어떠했을지 궁금하기만 했다. 당당하게 회원들의 냉철한 판단을 믿을 수는 없었는지 아쉬운 대목이었다.

 국가의 지도자나 지방자치장을 선출하는 일은 선거법에 의하여 모든 국민들이나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사람으로 민주주의 원칙에 의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문인 단체는 문단에 연륜이나 활동내용이 출중하거나 많은 문인들이 지도력에 힘입어 따르는 훌륭한 분으로 문인 원로회에서 추천을 받아 선출하는 방식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문예지의 홍수 속에서 배출된 문인들 중에는 장식문인이나 등단을 하고서도 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 경우 연륜은 오래되었어도 후보자가 누군지 알지 못하고 누군가의 권유에 의해 지지자를 결정하여 투표에 참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누가 되더라도 크게 달라질 게 없으면 굳이 선거라는 절차가 꼭 필요한 것일까? 회의감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도 보다도 중요한 것은 문인들의 위상을 높이는데 공헌을 해온 지난 대표자가 눈에 띄지 않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대표자의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급급하여 준 대표자들의 의견을 잘 듣지 않는다는 말이 들린다니 호흡이 잘 안 맞은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본다. 문단선거 이대로 좋은가? 문인을 대표하여 정부기관과 연대를 맺어 국민정서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등한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월간 문학세계 07년 2월 호 권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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