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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시 낭송이란 무엇인가?

 

 

시 낭송이란 무엇인가?

 

윤제철

 

 요즘 문인 단체라면 어떤 단체서든지 시낭송회를 열고자한다. 시낭송이 회원들 간에 활동이 가시적으로 들어나 효력을 발생하여 좋은 줄은 알지만 실제로 어떤 이론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많은 연습을 하고 참석하는 것 같지 않다. 그냥 내가 쓴 시 인데 남들 앞에서 읽는다 하더라도 잘못 읽기야 하겠는가? 하는 마음가짐으로 대부분 참여하곤 한다. 

 시낭송이란 산문을 읽는 것과는 다르다. 산문은 필자가 쓴 내용에 따라 발음을 정확히 하고 억양을 바르게 하여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읽으면 된다. 산문은 서술되어 있어 의미상 누가 읽어도 공감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해하는데 큰 불편은 없다.

 시는 산문과 다르다. 단순히 의미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듣는 사람들의 정신을 집중시켜 감동을 얻어내야 한다. 시의 행과 연에서 어떻게 끊고 맺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본인이 시를 읽는 경우면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나 낭송은 단 한 번에 읽는 시를 듣고 이해해야 한다.만 아니라 감정을 넣어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담아야 한다. 시의 모호성은 낭송하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의도하는 부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시는 시인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남에게 전달하는 요소이기에 회화성내지 동화구연성을 지녀야 한다. 알아듣기 쉽게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해야한다. 시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음악성을 유지 시켜야 한다. 일정한 박자로 호흡을 갖고 신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시는 도입되는 과정과 강조되는 과정으로 나누어 웅변성을 지녀야 한다. 물결이 일지 않는 잔잔한 부분으로 시작하여 파도가 몰려오듯 거센 부분으로 시 전체를 이해하고 조정할 줄 알아야한다. 

 시 낭송은 자신이 쓴 시에 대하여 어느 누구의 낭송보다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이 필요하다. 가수가 늘 노래를 부르고 있음에도 공연장에 나가기 전에 며칠을 쉬지 않고 연습한다는 이야기는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시는 시낭송을 위한 악보에 지나지 않는다. 시를 쓰는 일만 갖고 시인의 역할을 다 했다고 말 할 수가 없다. 시를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낭송해 줌으로써 자신의 시가 어떤 의미로 썼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가수의 히트곡을 다른 가수가 불렀을 때 겪는 어색함을 자신이 쓴 시를 다른 시인이 낭송할 때 느끼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시 낭송을 자신이 하지 않으면 그 시의 맛이 나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시낭송은 좋은 목소리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시를 이해하고 그 감정을 분위기에 맞게 몰입하여 표현해내야 한다. 아나운서나 성우들이 시낭송을 한다하지만 시낭송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 연유에서 비롯된다.

 시낭송은 어디까지나 좋은 시를 가지고 해야 한다. 아무리 낭송을 잘 해보아도 내용이 없으면 허공에 날아가는 메아리 밖에 안 된다. 시낭송은 시 속에 들어 있는 이미지를 한 편 의 드라마처럼 펼쳐나가야 한다.    

    -  시세계 07년 여름 호 권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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