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안보면
윤 제 철
누가 본다는 건 조심스럽고
잘못이 알려질까 봐 두렵지만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곳
평소에 하지 않던 짓까지 한다
들키지 않는다고
긴장을 풀어 버린다
그러나 들여다보는 CCTV
모두 다 고해바치고 있다
그럴 리가 없는 존재들도
망가져서 양심을 집어던진 채
하지 말아야 할 짓까지
하고도 안한 것처럼 시치미 뗀다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아도
누군가 그렇게 하라고
부추겨대면 해도 괜찮은 줄 안다
잠금 새가 망가지고
버티고 있던 바지랑대가
속수무책으로 부러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