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창작시

동백동산

 

동백동산

 

윤 제 철

   

 

한낮에도 어둑한 동백동산에서

오래 전에 쌓였어도 반질거리는 낙엽

호젓한 숲속 길에

잘게 잘린 검은 돌들이 깔렸다

나무들은 다닥다닥 붙어 숲이라는

면을 만들어 반겼고

잡다한 상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잃어버리고 살던 나를 만났다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만을 간직하고

지나치는 우릴 보고 화들짝 놀라서

동백나무와 함께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그리고 빗죽이나무 등이

들어서는 만큼 한발씩 물러서고 있다.

 

 

 

*동백동산 :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산 12에 있는 재주도 대표 숲인 곶자왈 숲길이다.

'2021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포(大浦) 주상절리(柱狀節理)  (0) 2021.05.12
그리고 사라지듯이  (0) 2021.05.08
섭지코지  (0) 2021.05.03
과도(果刀)  (0) 2021.05.03
용머리해안  (0) 202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