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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창작시

스러져가는 존재에 대하여

스러져가는 존재에 대하여

- 코로나동란기

 

윤제철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만이

세상을 바꾸지는 않는다

하찮은 바이러스가

우리의 문화를 바꿔가고 있다

 

그들의 진로를 막기 위한

몸부림을 지켜보노라니

갑갑하고 우울하다 못해

어처구니없이 무력한 존재였음을

반성하고 또 스러져가는

나를 부축하느라 정신이 없다

 

먹고 마시는 동안 열리는

마스크라는 방패가

부질없이 무너지는 순간마다

함몰되는 나약한 방어진

신무기는 우리 애를 태우고

불리한 전세는 안개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