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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창작시

컵 안에 갈증(渴症)

컵 안에 갈증(渴症)

 

 

아직 멀쩡한 컵 안에

볼펜이며 만년필

그리고 사인펜까지

숨을 헐떡이고 있다

 

가늘고 기다란 파이프나

녹 슬은 촉에 말라가는

수분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목이 말라 탄다고

나를 바라보며 손짓한다

 

오래도록 기다렸지만

가까이 지닌 재롱만 눈에 띄어

보이지 않는 그늘이 되고

있어도 없는 듯

세월을 죽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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