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져 있다는 것
윤 제 철
같이 지내온 오랜 시간
이직(移職)으로 떨어진다면
병이 난 몸으로 보내는 것 보다
이 몸에 남은 짐이
이토록 무겁지는 않았을 걸
무리하는 줄 알면서도
꿈을 쫓아가는 몸짓 말리지 못하고
함께 지른 불장난이었단 말인가
떨어져가는 맥박을 추슬러 달라
울부짖으며 뜯어내는 가슴
이다지도 아픈 걸까
바람 부는 외딴 벌판으로
혼자 보내고 멀리서 바라다보는
작아져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냉정한 눈에 밟힌다
몸에 든 멍 자국 아침 세수하듯
말끔히 씻어내고 본래 얼굴로 돌아오라
용감한 벗이여 다감한 아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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