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
이 오 례(시인)
일상에서 만나는
우리 마을 담벼락이 있다
주제 담벼락과 자유 담벼락이다
주제 담벼락엔
사랑이 주제인 듯 하트 그림이
담벼락에 둥둥 떠다녔다
웃음이 자꾸만 하트 그림으로 향했다
자유 담벼락엔
장난기 가득한 낙서들이 서로 부딪치며
행간을 무시하고 있었다
비 오는 날
담벼락 앞을 지나갔다
봄비가 낙서를 지우고 있었다
잡다한 낙서가 뒤섞여
주르르 미끄러지고 있었다.
담벼락은 우리의 생활공간이다. 생활 모습을 두 가지로 나누어 주제가 있는 것과 자유분방한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목적과 방향이 있는 걸 전자라면 그렇지 못한 것은 후자일 것이다. 함께 섞여 있을 때 외부의 힘이 가해지면 아무 저항도 없이 견디지 못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상상 할 수 있다.
시속에 화자는 주제가 있는 것을 사랑으로 자유분방한 것을 낙서로 은유하고 있다. 제시하고 있는 이미지는 양쪽이 모두가 원하는 것을 수렵하여 서로 잘 화합하며 살자는데 있다. 한 개인의 마음으로 본다 해도 또 다른 나와의 의견 대립을 거쳐 결정되어지는 것으로 실행하는 것 또한 담벼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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