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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산책-시

새로운 길 - 朴水鎭

새로운 길


                                 朴水鎭(시인, 동요작사가)



엎드려 복을 간구하기보다는

말과 몸으로 하여 복을 짓게 하고

가볍지만 뚜렷한 발자국 남기며

한 걸음씩 걸어 나아가

위대한 업을 이룰 새해입니다.

가다가 때로는 흘리게 될 눈물까지도

소중한 생명의 은총으로 받으며

삼백예순다섯 날

그 모든 하루하루가 쌓여

또 하나의 역사가 되고 전설이 되도록

가슴속에 해를 품고 길을 나섭니다.

새해 새날 새로운 길입니다.

그 누구도 아직 가본 적 없는

크고 밝은 희망의 길입니다


  우리는 양력과 음력을 사용하고 있어 달력이 바뀌며 한 해를 시작하고 설을 지내면서 새해를 맞이한다. 시작을 견고히 하자는 본래의 의미만큼 우리에겐 소중한 한 해의 출발이다.

  신년 인사에 꼭 떠올리는 복은 무엇일까? 생활에서 누리게 되는 큰 행운과 오붓한 행복이라는 사전적 설명이다. 형체도 없고 어떤 맛도 없는 복을 받는다는 것이 애매하지만 마음속으로 빌어보는 간절함은 모두가 똑같다.

  하루하루를 잘 보내려고 애써 한 달이 되고 두 달이 되고 가는 일 년인데 지나고 나면 그렇게 빠를 수가 없다. 무엇하나 제대로 해놓은 것도 없이 보낸 한 해를 후회하며 누구나 작년 보다 나은 한 해를 가슴에 품는,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한다. 그저 가다가 힘들면 쉬고, 보고 싶으면 보는 그런 여행의 길은 아니다. 보다 넓은 시야로 위대한 업을 이루는, 가슴에 해를 띄어 품어보는 크고 밝은 희망의 길을 걷고 싶다.

  그 길은 막연하게 그려본다고 해서 걸어지지 않는다. 이일 저 일을 생각해봐도 나에게 주어진 일을 반갑게 맞아야 한다. 너무 큰 것을 바라는 데서 내 일을 등한시하는 못된 버릇은 버려야 한다. 막연히 잘해야겠다는 욕심은 어떤 일에서건 장애일 수밖에 없다. 좋은 결과만을 목표로 삼는 것 보다 합리적인 과정에 따라 한 걸음씩 구체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실천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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