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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칼럼

강봉호 장미꽃 기사님

강봉호 장미꽃 기사님을 칭찬합니다.

 

  지난 2020422일이었다. 대전에 내려가 여동생 장례를 치르고 대전정부청사정류장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 강남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반이 넘어서였다. 택시를 타는 곳엔 사람은 별로 없고 코로나19 때문인지 많은 택시가 기다리고 있었다.

  피곤한 몸을 싣고 집으로 향했다. 아내는 뒤에 타고 나는 앞에 기사님 옆에 앉았다. 무심코 네비게이션을 바라보던 나는 귀를 의심했다. 음성으로 작동을 하시나 보다 생각했다.?애야 xxx 아파트로 가자?라는 목소리가 마치 애마를 다루듯 들렸던 것이다. 조금 있자니 차선을 바꾸기 전에?옆길로 들어가자?고 했다. 서두르지 않고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잠잠히 있던 아내가 웃으면서 말을 꺼냈다.?장미꽃을 좋아하시나 봐요. 기사님?이라고. 그 말을 듣고 살펴보니 손잡이 위쪽에 예쁜 빨간 장미꽃이 달려있었다. 그리고 햇빛 직사광선을 막기 위한 짧은 커튼이 장착되어 있었다. 보통 기사님들에게선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그리고 어두운 밤이면 고객들의 안전을 살피기 위해 조명등을 설치하였다가 오해를 받았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우리가 택시를 타기 전에 두 대를 타려다가 손님이 타고 있다며 늑장 출발하는 경우를 보았다고 하시면서 네비게이션을 찍느라고 승객을 태우고서 출발하지 않고 서있는 건 기다리는 고객에게 실례를 범하는 것이라며 지적하셨다.

  택시는 기분 좋게 승차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서비스하는 자세가 기사로썬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자상하게 말씀하셨다. 깨끗하고 친절한 택시 안에서 다시 한 번 더 타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운전대 앞에 꽂힌 명함에 이름 세자를 기억하며 목적지에 기분 좋게 도착하였다.?고맙다?는 말과 함께 마음속으로 칭찬을 해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