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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창작시

남사스럽다는 것

남사스럽다는 것

 

윤 제 철

 

 

출판기념식장에서

의자 밑에 떨어트린 볼펜뚜껑을

찾지 못해 애쓰던 눈으로

 

식당에 가서 화장실 가느라

출구 안 바닥에 놓고나갔다

옮겨온 자리만 뒤지다가

수선을 떠는 나를 보고

 

제자리에서 주인을 기다리다 지쳐

울부짖는 책을 겨우 발견하여

좁디좁은 시야로 겸연쩍게 만나는 세상

 

갈수록 떨어지는 시력은

똑바로 보지 못하면서

느슨해지는 기억하나만 가지고

허술하게 피는 고집들 때문에

 

나 아닌 모습을 뒤돌아보며

불러대는 잦은 마음속에 다툼이

감추고 싶도록 남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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