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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인헌문학 18호 출판기념 및 시낭송회 - 전체 속에 나, 하나의 충동



인헌문학 18호 출판기념 및 시낭송회

 

전체 속에 나, 하나의 충동


                                                                                                                                                                                     윤  제  철                                                                                                                                   

1.들어가는 글

 

  무슨 일을 하던 하고 싶어야 여러 가지 일이 겹친다 해도 우선순위로 살아남는다. 그렇지 않으면 늘 뒤 순서로 밀려 결국 잊고 만다. 오늘도 다른 일은 있지만 그래도 일 년에 한번 하는 출판기념인데 그냥 지나치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오전 강의가 12시에 끝나고 점심식사를 하고 아내가 예약해놓은 이발이 끝나고 나니 오후 2시가 넘었다.

  좀 일찍 도착하여 문화원사무실에 들러 인사를 드린다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서둘러 보는 수밖에 없었다. 사당역까지 걸었다. 지하철 2호선을 타면 2역 거리였다. 버스를 서울대입구역에서 타야한다. 평소에 타던 버스 말고 다른 걸 타서 걱정했어도 문화원 앞 정류장에서 내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시작 전에 도착하여 관악도서괸 5층 대강의실에 들어서며 박수진 지도 교수, 김윤철 원장님과 오미숙 사무국장께서 반겨주셨다. 그리고 문학반 임원들과 반가운 악수를 나눴다. 예년에 비해 빈자리가 거의 없었고 행사준비를 위한 발걸음들이 분주하였다.


2.의식행사

 


  오후 3시가 되어 1부 행사는 사무국장님의 사회로 진행되었다.포크 기타반 G7최선희 외 6명의 연주와 노래로삼포로 가는 길2곡을 식전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원장님의 외부내빈 소개와 사무국장님의 내부내빈 소개가 끝나고 김윤철 원장님은 인사말씀을 통해 문학의 소중함과 끊임없이 기우린 노력으로 거둔 큰 수확에 고마워하셨고 분발을 촉구하셨고 홍사구 이사님은 문학반의 태동에서 현재까지 오랜 기간을 함께한 박수진 지도교수님과 문학반 회원과 가족회원들의 열의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18호가 발간되도록 꺼지지 않는 열의와 혼신의 노력으로 맺어진 문학의 인연이 아름답게 핀 화원의 꽃향기가 물씬 풍기는 축하장이었다.

 

3.시낭송

 

  의식행사가 끝나고 2부 행사는 원은미 문학반 총무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먼저 조시연 문학반 회장의 인사말을 통해 회원님들의 아낌없는 협조가 힘이 되어 어려움을 해결해낼 수 있어 이루어진 오늘 행사의 공을 회원님들께 돌렸다. 이어서 박수진 지도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고 이봉하 고문님과 참석하신 하순이 여사님을 소개하면서 진정한 문화인의 자세를 되새겨 주었다.

  시낭송은 문학반 회원이시면서 문화원 자문위원인 안희수 시인은 회고담을 하시면서 따뜻하게 큰형의 정감을 나눠주셨다. 낭송시는똥파리 시인이었다.하얀 부추꽃 위에 모여든 그빛 똥파리. 어디가 그리 좋을까 그는 어떤 시를 쓸까?, 양정옥 시인은자화상, 박길동 시인은첫눈, 김재륵 시인은왕우렁이의 산란, 곽은영 시인은초여름, 꽃들의 인사, 홍윤희 시인은오월의 소나기를 낭송하였다.

  막간을 서울종합예술대학 성악과 테너 하만택 교수의 가곡그리운 금강산1곡을 들었다. 시낭송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가 성악으로 귀와 눈을 맑고 밝게 열었다.



  이어서 원은미 시인의살다보면, 김순미 시인의커피, 이향섭 시인의작은 엄니, 김진선 시인의나의 다짐, 권동완 시인의시도서실, 최경심 시인의사려니 숲길, 조시연 시인의산수유를 낭송하였다.

  막간을 문학반 회원인 김진진 님의 오카리나 연주로사랑의 찬가와 드라마 허준의 삽입곡불인별곡을 기쁨 보다는 슬픔과 한국적 한의 정서를 들려주었다.



  이어서 가족회원 순서로 이한영 시인의겨울 속의 봄, 이명덕 시인의보라색을 보라, 김진진 시인의향기 나는 사람, 홍지성 시인의이불을 낭송하였다.

  마지막 필자의 순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먹고 입을 연 것은시낭송과 시 창작이었다. 시낭송은 시를 위하고 시의 편에서 또박또박 귀에 쏙들어오는 것처럼, 시 창작은 사물의 입에 귀를 기우리되 사물에게 이야기를 시켜라, 남들이 관심을 기우리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주제를 잡아보자는 제안이었다.

  행사가 모두 끝났다.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기념사진 준비에 나섰다. 눈에 안 띄던 분들 몇 분과 시선이 오갔다. 그리고 행사가 성공적이었음을 실감하였다.


 

4.뒤풀이



 

  가장 가까운 사이가 밥을 같이 먹는 사이라고 했다. 행사가 끝나고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다. 도와준 것도 없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늘 그랬듯이 관악산공원 입구에 식당에서 하자며 함께 이동하였다. 두 줄로 기다랗게 음식상을 나란히 놓았는데 자리가 만석이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었다. 여기 모든 분들께 고맙기만 하였다.

  막걸리는 식탁 위에 커피처럼 놓여 김 대신 곡향을 흘리고 우리들은 숨길 수 없는 있는 그대로의 가쁨을 흡족하게 주고받았다. 이것이 잘 사는 것이리라 느꼈다. 모두는 헤어지기가 섭섭하였던 모양이다. 차를 한 잔 더하고 가자했다.

  일부는 귀가하였고 괘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함께하였다. 막힘이 없이 대화가 서로 간에 잘 통하여 벽을 허물고 보다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나가길 갈구하였다.

 

5.나오는 글

 

  글을 잘 쓰려고 욕심을 내면 글이 잘 안된다고 했다. 주제가 정해져 있지 않고 보고 느낀 대로 꾸미지 않고 글을 써내려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리고 다 쓴 다음에 제목을 문패 달듯이 붙이라고 했다. 욕심은 경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일을 경쟁에서 이겨내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야말로 유명해지기 위해 글을 쓴다는 건 무모하다. 글을 쓰는 사람은 책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쓴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먼 훗날 누가 읽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 하나라도 건져지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가 출판기념식을 갖고 시낭송회를 하는 것은 한 대상을 통한 비교가 아니라 전체 속에 나를 알아보고 하나의 충동을 얻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의욕을 더욱 북돋워 즐기는 단계로 발 돋음 되어야 할 것이다


2018년 11월 29일

늦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