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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음반발매 기념 홍지연 첼로 독주회 2019. 3. 2

음반발매 기념 홍지연 첼로 독주회 2019, 3, 2

- 첼로가 음의 세계를 제압하는 순간

 



                                                                                                                                                                                                                                                        1.1.들어가는 글

 

  오늘 201932일 토요일 예술의 전당 IBK 챔버홀에서 오후 8시부터 음반발매 기념으로 홍지연(JEEYOUN HONG) 첼로 독주회가 있었다. 이정석 시인의 초대로 공연에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다. 집에서 630분에 출발하였어도 주차장은 만차였지만 임시로 주차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 불편을 덜었다.

  무대에는 중앙에 의자 하나와 피아노 편에 의자 둘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첼리스트 홍지연은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등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석사과정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장학생으로 졸업 후 뉴저지 주립대학에서 박사과정 또한 전액장학생으로 학위를 취득하였다.

  귀국 후 논문 (청소년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인식도 조사연구), (음악대학생들의 전공별 전공 선택 동기, 전공만족도, 진로성숙도에 관한 연구)를 한국연구재단의 등재학술지인 음악교육연구에 출판하며 학구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RAMK의 소속 아티스트, Quatro Ewha의 멤버로 활동 중이며 목원대, 나사렛대, 남예종영재원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2.홍지연의 첼로 독주회


 

  첼로와 함께 무지개 색 일곱 가지 중 노랑이나 파랑은 눈에 띄지 않고, 검정과 흰색이 포함되어 가로 무늬로 층을 이룬 정열적인 원피스를 무대의상으로 준비하였고, 이재완 피아니스트와 악보를 넘겨주는 여성 페이지터너도 자리에 앉았다.

 

  필자는 첼로 독주회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첼로는 낮은 음이어서 소리를 오케스트라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몇 년 전에 첼로와 해금이 피아노와 함께 연주하는 음악회에 간적이 있었다. 낮은 음 첼로와 높은 음 해금의 어우러짐에 대한 분석을 나름대로 하면서 즐겼었다. 낮은 음 첼로의 소리를 어떻게 피아노가 살릴 수 있을까, 피아노 음도 낮춰야 하는 걸까, 주인공이 첼로니까 어쩔 수 없는 조정이 필요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첫 곡은 러시아 출신의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Vocalise, Op.34 No.14 였다. 낭만적이면서 서정적이고 풍부한 색채가 가득한 자신만의 음악성을 구축하였다. 사람과 호흡을 가장 흡사하게 표현되는 특성에서 울려나오는 은율은 바리톤의 목소리를 닮았다.

 

  두 번째 곡은 Apres un reve, Op.7 No.1이었다. 첼로리스트 홍지연의 해설을 곁들였다. 포레의 프랑스 음악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와 반복적인 3화음의 반주 그리고 세련되고 아름다운 선율이 특징이라는 걸 알려주었다. 명랑한 성격을 풍기며 관중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세 번째 곡 Requiebros는 스페인의 명 첼로리스트인 카시도의 대범하고 멋들어진 연주로 사랑을 받은 곡으로 스승인 카잘스에게 감사와 경애의 마음을 담았다. 멜리스마틱한 선율은 즉흥적이고 열정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무대의상 또한 그 점을 고려한 것이다.

 

  네 번째 곡은 멘델스존의 Lied ohne Worte (Song without Words), Op.109는 무언가 작품집 중 유일하게 첼로와 피아노의 이중조로 작곡되었다. 노을 진 저녁하늘의 아름다운 빛깔을 반사한 냇물의 흐름과 닮은 서정적인 명곡이다.

 

  다섯 번째 곡은 프라하에서 활동하던 포퍼는 집시들의 삶의 애환을 춤으로 풀어가는 과정을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 표현한 Hungarian Rhapsody, Op.68곡이다. 작품으로 마을의 노래, 헝가리 광시곡, 비트, 베틀 노래 등 소품을 남겨 자주 연주되고 있다.

 

  중간 휴식시간을 갖고 다시 등장한 그녀는 정열의 상징인 빨간 무대의상으로 해설을 통해 친근해진 관중을 놀라게 했다. 전반부에서 꿈과 희망을 위한 노력을 했다면 후반부에서는 완성시키는 단계를 암시하여 스스로 자신이 꽃으로 활작 피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여섯 번째로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로 당대 볼 수 없는 독특한 작곡기법으로 강열한 표현과 아름다운 선율을 창출했다. 가장 활발했던 시기에 쓰인 이 작품은 전체 4악장 구조로 러시아 특유의 장대함과 우수 서정이 깊게 담겼다.

 

3.나오는 글

 

  연주가 모두 끝나자 모두는 박수갈채로 앵콜 연주를 청했다. 답으로 들려준 두 개의 곡은 나미의 슬픈 인연과 프레디 머큐리의 Love Of My life를 들었다. 챌로 연주로 듣는 대중가요를 들으면서 귀에 익은 가락이기도 하지만 완전히 귀에 붙어 가수가 노래를 하는 바리톤의 매력을 발산하였다. 첼로라는 이름의 악기가 음의 세계를 제압하는 순간이었다.

  두 시간이 넘는 오랜 시간을 통하여 나의 귀와 마음은 한층 더 맑아졌다. 몰입하여 뛰어든 음의 세계에 빠져 한동안 헤어나지 못했다. 첼로 리스트 홍지연의 열정이 가득 담긴 연주는 높은 수준의 음악회로 승화시켰다.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고 크게 성공하시길 바란다. 필자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이정석 시인께도 감사드리며 필을 놓는다


공연을 다녀와서 팜프렛을 보며 순간의 감흥을 기억하기 위한 흔적을 남긴다.     

2019년 3월 2일 늦은 밤

윤 제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