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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창작시

그림자

그림자

 

윤제철

 

 

잠시라도 남에게 지면 죽는 줄 아는 세상에

자진하여 몸을 낮춰 언제나 주인을 따르며

충성을 다하는 너를 미워하랴

 

상대를 돋보이게 하였지만

한 번도 그 공을 알아주지 않아도

제 역할에 만족해야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랴

 

빛이 없을 때나 흔적을 감추고 쉴 뿐 

주인이 없으면 함께 사라져

따로 나설 수 없는 존재인 것을 누굴 탓하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처럼 완벽한 주종관계를

볼 수가 없었으니 얼마나 절묘한가,

주인의 절대권력을 위대하다 할까,

그림자의 신출귀몰한 도력일까,

빛은 오늘도 너의 모든 활동 반경을 쥐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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