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 노점상
윤제철
가을이 다 지나는 11월 하순
모자가 걸린 노점상 리어카에는
가방하고 상의가 아침과 함께
겹치고 또 겹쳐 걸려 있었다
남루하지는 않지만 화려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들여다보고 만져보고 입어보고
간혹 사기도 하지만 그냥들 간다.
모자를 흥정하다가도
가방을 보고, 옷을 보고
만져보고 요리조리 살펴보고
말을 주고받는 도중에
사러온 사람들 말고도
사러온 사람들을 바라보고
잘 보이려고 서있는 물건들이
팔려고 걸어놓은 모자를 쓰고
윗저고리마저 껴입고
손가방을 주인 몰래 들고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