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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

서울대공원 안에서, 봄 안에서

서울대공원 안에서, 봄 안에서

 


  어수선한 시국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토요일 아침이 지나 점심으로 가는 시간 11시 반이다. 날씨가 화창한 휴일을 그냥 집에서 보낼 수는 없었다. 따로 계획이 없는 한 서울대공원이다. 운동을 위해서다. 대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를 걷는다. 동네 깁밥 집에서 3줄을 사가지고 아내와 길을 나섰다.

  아직 벚꽃은 피지 않았지만 이파리도 없이 봉오리를 준비하였다. 48일부터 412일까지 서울대공원 벚꽃축제 기간이나 이미 꽃을 피운 매화나, 산수유, 백목련이 여기저기에서 피어 반갑게 맞아주었다. 진달레나 개나리는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개체 수가 줄었다. 전반적으로 산이나 저수지를 덮고 물이 올라 연두 빛 봄을 맞이하느라 치장이 바빴다. 나뭇가지들은 행인들 눈치를 보며 저희들 끼리 속삭이고 있다.




  미술관 앞 연못에 벤치에 앉았다. 햇빛이 가리면 꽃샘 찬기가 있고 해가 나오면 따뜻한 기운이 몸을 휘감는다. 여러 차례 번갈아 가면서 편해졌다. 점심을 먹으며 연못에 유유히 헤엄치는 꽃 잉어들을 바라보았다. 바로 곁에 화분에는 둥근 안에 튜립이 어린 아이 걸음마 서 자랑하는 듯 꽃을 피우고 있었다.

  몸이 나른해지면서 일어나기 싫은 자리에서 발길을 나섰다. 미술관 서쪽 편 화단으로 옮겨 가면서 조형물 옆에 흰 매화와 홍매화가 먼발치에 어울려 피었다. 가까이 가다가 눈에 띈 철쭉꽃 봉오리를 만드느라 분주하였다. 서울대공원 앞 건너편 저수지 주변 벤치에서 바라다 보이는 산이나 건너편은 버드나무 버들개지가 피어나 연두 빛으로 물들어 봄이 달려오며 아우성치고 있었다. 저수지의 흐르는 물결을 바라다보며 앉아 있는 우리가 뱃놀이를 하는 냥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관리사무소 화단에 백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부드러운 옷감을 감아놓은 듯 화사한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분수대를 지나 리프트 타는 곳으로 접어들었다. 유모차를 탄 어린 아이들의 미소가 반가웠다. 저수지가 보이는 다리를 지나 산수유가 노랗게 핀 틈으로 어린아이 동물원 양들이 흰털을 보여주었다.







  손님을 가득 채운 코끼리 열차가 자주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차츰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의 여유로운 모습들이 수가 늘어나고 있었다. 운동이 되어선지 조금은 더운 느낌이 들어 겉옷의 단추를 풀어제쳤다. 봄 안에서 밖으로 승용차를 타고 나오면서 마치 밀려나오기라도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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