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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봄을 맞는 날 서울대공원과 교산문학관 낭송회를 다녀와서

봄을 맞는 날 서울대공원과 교산문학관 낭송회를 다녀와서


1.봄을 맞는 서울대공원


 교산문학관 2017년 봄시낭송회가 오후 5시에 미가 할머니집에서 예정되었지만 어내와의 약속은 지켜야했다. 서울랜드동문 주차장이 만차되면서 미술관에 진입에도 영향을 주었다. 나오는 차가 없으니 미술관 진입을 문의 하였더니 역방향이지만 미술관 차량만 진입을 허락하였다.  

 생각외로 헐렁한 분위기였다.  12시가 넘어 미술관매점에서 아내와 피자 한판을 커피와 나누면서 창밖에 보이는 나무들의 호흡을 들었다. 물이 올라 연한 연두색 새순이 출정식을 마친듯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육상선수 마냥 가지들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어느 새의 보금자리인가 덩달아 분주하였다.

 언제나 처럼 우리는 호수를 낀 크게 한바퀴를 돌았다. 지난 주에는 에이아이 조류인푸루엔자 감염 영향 때문에 리프트조차 중단했던 것을 풀었으나 아직도 동물원은 닫혀 있었다. 내 몸에도 새로운 것이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듯 쭈빗쭈빗하다. 봄은 이상한 마력을 지니고 나를 어린아이로 만들었다.

 미술관을 돌아 나오는데 짙은 분홍빛을 띈 싸래기 같은 꽃이 가지 마다 달라붙어 멀리서 불러 다가보았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사람이 그리워서였을까, 해준 것도 없는 나를 반겨주어 몸둘 바를 몰랐다. 생각 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서둘러 차량들로 막혀있는 남태령고개를 넘었다.   





2.교산문학관 봄시낭송회


 교산 오두영 시인이 우리 곁을 떠난지도 벌써 100일이 되었다. 이를 기리기 위한 낭송회였다. 그분을 대신해서 이태자 시인이 연락도 하고 주선하여 마련된 자리였다. 신림역 7번출구로 300여미터 직진하여 우측 길가에 미가 할머니집이 눈에 보였다. 초행길이라 못미쳐서 전화문의를 하고서야 찾을 수 있었다.

 이 교산문학관은 작고하신 오두영 시인이 제창하셨다. 필자도 3년을 강사로 일했지만 박수진 시인이 쭉 강사로 계시면서 문학공부를 하신 관악문화원 문학반 회원들을 기반으로 성장된  단체다. 생전에 인연을 갖고 지냈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 늘 자상하시고 따뜻한 마음가짐으로 대해주셨던 사랑을 기억한다. 그리고 맺은 인연이 소중하였음을 비로소 깨우쳤다.

 모두 여덟 분이 참석하셨다. 한 두분의 성함을 잘 몰라 소개하지 않고 사진으로 대신할까 한다. 마치 오두영 시인이 함께 참석하신 것 같았다.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마음이 작품으로 쓰여지기도 하고 말씀에 진하게 묻어 있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참 잘 사셨던 분이 아닌가, 모두가 기억하고 살아가신 그 흔적을 되새기면서 그 끈을 놓으려하지 않는 사랑을 지니고 있는 한 우리 곁에 항상 같이 계시리라 믿는다.

 모자라지만 흉내라도 내어 보고 싶었다. 열정으로 모인  자리가 따뜻했다. 이태자 시인이 이끌게 된 교산문학관을 혼자에게만 짐을 지우지 말고 예전처럼 힘을 모아야겠다. 이 자리에 불러주셔서 고맙고 새롭게 반성하는 시간을 주신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오두영 시인의 등단 시였던 <당신에게 드리는 세레니데>를 볼펜으로 적어 올렸다.    

 


 

2017년 3월 19일 오후

윤 제 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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