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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윤동주 서거 72주년 추도식에 다녀와서

윤동주 서거 72주년 추도식에 다녀와서



 

  2017년은 윤동주 시인이 탄생한지 100주년을 맞는다. 19171230일 태어나 1945216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세상을 떴다. 오늘 2017216일을 맞아 낮 12시에창작산맥 문학회가 주최하고윤동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후원한 행사를 위해시인의 언덕(종로구 청운동)서시비 앞에서 이 언덕을 종로구청장에게 제창하여 만드는데 앞장서신 김우종 평론가를 비롯 삼십여 평론가, 소설가, 수필가, 시인들이 모였다.

1995년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22회를 맞았고, 세상을 뜨고 나서 72주기가 되었다. 일본에서도윤동주 시를 읽는 사람들이라는 단체에서 도쿄나 교토에서 똑같은 시간에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는 말씀을 들려주셨고 추도식은 편집국장인 사이채님이 진행하였다.

 

추도사

 

 

 72년 전 오늘, 새벽 336분에 윤동주 시인은 남의 나라 후쿠오커 감방에서 한 마디 큰 소리를 외치며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떠나던 그 자리는 너무 추웠고 그 죽음은 너무 처절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우리들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나누어주었고 그래서 우리는 그에게 너무 큰 빚을 지고 지금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가 떠날 때의 우리문학은 너무도 부끄러운 친일문학으로 기록되고 있지만 윤동주가 있는 이상 우리는 그 때도 자랑스러운 한국문인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에게 생명의 빚이 있습니다. 그는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면서 이 땅의 사랑과 평화의 꽃밭을 기원하며 순교했습니다.

또 우리는 이 서럽고 가난한 땅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삶의 길이 무엇인지를 그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지금 일본에서 전개되고 있는 윤동주 시비건립 운동도 생명을 위한 평화운동입니다. 이 자리는 그 많은 빚을 갚기 위한 자리가 되기도 하겠습니다.

  이런 추도식은 지금 이 순간에 윤동주의 가해자 일본 땅에서도 동시에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그를 기억하며 한 송이씩 꽃을 바치고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의 아름다운 이름을 찬미합시다.

 



 

 추도사 낭독이 끝난 다음에 참석자 모두는 한 송이씩 꽃을 바치고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장소를 옮겨 류양선 소설가(전 가톨릭대학교 인문학부 국어국문학전공 교수)의 윤동주의 서시에 관한 말씀을 들려주셨다.

  윤동주는 식민지 지식인의 정신적. 윤리적 고통을 섬세한 서정과 투명한 시심(詩心)으로 노래하였다. 그의 시에는 절박한 시대 상황 속에서 순교자적 신앙의 길을 선택한 한 청년의 끝없는 자기 성찰의 자세가 반영되어 있다. 이와 같은 자기 성찰은 항상'부끄러움'을 수반한다. '부끄러움'의 감정은 현실적인 문맥에서 이해하자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행동성의 결여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허선주 주간의 진행으로 윤동주를 기리는 시낭송회를 가졌다. 낭송시인의 추모 자작시나서시,별을 헤는 밤,자화상등이 낭송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여덟명의 초등학교학생들이 행사에 참여했다가 모두 무대에 올라서서별을 헤는 밤을 합창하듯 암송하였다. 세대간의 격차를 좁히는데 한 몫을 한 큰 의미를 부여했다.

  행사가 마무리되면서자하만두집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가까이 자리한 문인 몇 분들과 담소를 나누며 문학활동에 대한 추억이나 현실의 난제를 주고받았다. 식사가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찻집으로 이동하여 문학정서가 가득 담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해어지기 아쉬운 여운을 남기며 3월 예술인의 집모임에서 만나자며 헤어져야 했다

 






 


 

 시낭송회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시를 준비하지 못했다. 혹여 창작산맥 봄호에 윤동주 시인을 추모하는 특집 시를 낸 시로 낭송하면 좋았을 걸, 아쉬움을 달래 본다. 참가자는 평론 김우종, 류양선, 소설 사이채, 시 김병렬, 여윤동, 김명섭, 김순진, 허선주, 백덕순, 서수옥, 이혜경, 허봉희, 허선화, 편정옥, 여현옥, 원진희, 원청자, 박옥자, 권오은, 강순선, 김정자, 김정희, 윤제철, 수필 유혜자, 최길영, 차이화, 안영환, 박병두, 김대원, 김미란 인연정, 김정례 모두 서른두 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