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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장모님 제삿날

장모님 제삿날

 

  오늘은 장모님 제삿날이다. 오후 4시에 하남 정심사에서 지낸다. 네 자매가 참석하지만 자녀들은 직장이나 학교 때문에 참석이 어려워졌다. 예전 같으면 어떤 상황이라도 참석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나 현실에 맞추는 것이 좋지 않나 여겨졌다.

  전화국 처제가 참석이 어렵다고 했다가 참석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아내는 노인복지관에 영어강좌를 듣고 오후 250분쯤에 출발하기로 했다. 예상외로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겨우 시간을 맞춰 도착했다. 막내 처제가 직장에서 종현이와 함께 조금 늦게 도착했으나 지장을 주지 않았다.

  늘 제사 일을 맡으셨던 스님이 준비하셨다. 도와주셨던 보살님들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셔서 차질 없이 마칠 수 있었다. 저녁식사를 위해 새로 증축한 식당을 찾아가는 동안 사찰주변 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산수유를 비롯해 물오른 나무 가지들은 연한 초록빛깔 새순이 머리를 내밀어 물보라 치듯 빛을 발하고 있었다. 모든 생명체가 발동을 하는 계절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인근에 찻집에 들렀다. 도자기 공방을 하시는 분이 운영하는 홀 안에는 컵에서부터 다양한 도구들이 우릴 반겼다. 커피에 대추차가 주문되었다. 주로 아이들이나 살아가는 상황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루었다.

  식사를 하면서 기왕에 모였으니 막내 처제가 이사한 집에 들르자는 의견이 나와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휘현이가 도착한 뒤에 고덕공무원상록아파트 817동을 찾았다. 예상 보다 크게 나온 상황이 좋았다. 과일을 먹으며 시간을 즐겼다. 취향이 달라 고양이를 키우는 처제에 비해 다른 자매들은 거북하고 무서웠던 모양이다. 잠깐 바깥 베란다에 피해있어야 했다.

  식탁 옆에 이름 모를 꽃 모듬이 피어있었다. 옆에 유리병 안에 초를 태우는 촛불이 필자의 관심을 끌었다. 토마토와 딸기가 고소한 맛과 새콤한 맛이 어우러졌다. 때 마침 처제가 담근 동치미가 입맛을 돋우었다. 그 손맛으로 장모님을 만나 뵌 듯 마음이 푸근해졌다. 다시 또 만나기로 했다. 사촌의 두 딸들이 결혼식 때나 장인 제삿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였다

 

2016331일 늦은 밤

음력 222(절에서는 낮에 지내기 때문에 돌아가신 당일에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