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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창작시

오색계곡 물레방아

오색계곡 물레방아

 

윤제철

 

 

번쩍번쩍 불을 피워가면서

꾸물꾸물 하늘이 콩을 볶는다

 

어두워진 계곡은 오랫동안 멀쩡하다가

꿈쩍도 않고 물놀이에 열중하는 아이들과

감자전, 도토리 무침, 닭백숙,

메밀전병에 취한 어른들을 향해

자신을 무시한 섭섭한 마음에

잦은방귀가 설시를 부르듯

분풀이가 일시에 쏟아져 내렸다

 

비가 그치기를 학수고대하다 뒤늦게

야외 스레드지붕 밥상머리마다

뿔뿔이 흩어지는 사람들을 보며

쫓겨나는 세입자마냥 허겁지겁 나와야했던

현장 속에 나룰 바라다보는

물레방아는 천천히 가라며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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