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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

양양 전세 아파트 답사기

양양 전세아파트 답사기


1.출발


  양양에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이용하고 계신 김동진 선생님과 함께 어울리던 유두희 선생님과 함께 4월 14일 12시에 상도3동 인문학강의를 맡고 있는 필자와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날따라 바빴던 것은 살고 있는 아파트 2층에 민원처리 단계에서 확인차원에서 방문한 기술진을 만나는 일 때문이었다.

  강의 시작이 10시인데 오전 9시부터 일이 시작된 확인 작업은 주민들과 함께 이루어져 끝나진 않았지만 양해를 구하고 출발한 것은 오던 10시가 다되어서였다. 담당자님께 양해를 구해 도착한 것은 오전 10시 30분이었다. 비가 오는 아침이었다.

  조지훈 시인의 승무와 김춘수 시인의 꽃을 강의내용으로 열었고, 회원 작품인 장순진의「시를 찾는 시간」, 이미숙의「팔순의 부모님」,「어린 날의 첫사랑」,한승호의「향기 나는 커피」,「시계바늘」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간에 휴식을 가지며 12시가 조금 지나 강의를 끝냈다.

  동사무소 정문에서 기다리던 일행과 합류하여 인근 칼국수 집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와 승용차로 출발하였다. 88대로로 들어가 6번국도로 진입하여 국도로 달렸다. 진정한 여행을 위해서 였다. 가다가 좋은 곳이 있으면 내려서 보거나 쉬었다 가는 여행이었다. 현직에 있을 때 가까이 지냈던 셋이는 두 달에 한 번씩 셋째 주 수요일에 점심을 같이 먹는 사이가 되었다.


2. 하조대, 기사문항, 휴휴암, 주문진항


  가평에서 내려 커피를 한 잔씩 나누었다. 양양 인근에 접어들어 가까운 시장에 들러 장을 보았다. 하나로 농협에 들어가 쌀이나 김치, 깍두기하고 과일(사과, 참외)과 문어 등을 샀고 저녁을 추어탕으로 사먹고 들어갔다. 방 하나에 거실과 화장실이 있지만 거실은 방이나 다름이 없었다. 바다가 가까이 내려다 보였고 상가가 있어 마음이 놓였다

















    저녁시간에 노래방기기를 틀어 놀까하다 여의치 않아 시간도 되고 해서 샤워를 순서대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난방을 하고 모두 거실에서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조대로 차를 타고나가 산책을 했다. 해가 뜨는 모습을 보고자 했으나 신통치 않았다. 멋진 소나무와 등대, 바다에 떠가는 배, 수면을 일직선으로 가린 구름 위에 햇살이 수면과 나란히 깔려있었다. 하륜과 조준이 고려왕통이 이어갈 수 없음을 알고 벼슬을 버리고 양양에 내려와 개국공신이 되어 말년을 보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는 곳이다.

 기사문항에 찾아가 끼웃거리다가 이면수를 만원에 20마리를 사가지고 집에 들어와 아침을 먹었다. 이면수를 판 아주머니의 비양심적인 서고방식 때문에 혀를 내둘렀다. 잊기로 하고 이면수를 비늘을 벗겨 구웠다. 그리고 밥을 해서 라면하고 같이 섞어 먹기로 했다. 









 휴휴암을 둘러보았다. 쉬고 또 쉰다는 휴휴암이다. 어리석은 마음, 시기와 질투, 증오와 갈등까지 팔만사천의 번뇌를 내려놓는 곳이다. 휴휴암은 1999년 바닷가에 누운 부처님 형상의 바위가 발견되어 불자들 사이에 명소가 되었다. 그 앞으로는 거북이 형상을 한 넓은 바위가 평상처럼 펼쳐져 이 거북이 바위가 부처를 향해 절하고 있는 모양새다.



  식사를 마치고 주문진항에 가서 회를 싸게 샀다. 퍼덕거리던 생선들을 포를 떠서 챙겨 갖고 마트에서 영념감을 준비했다. 오는 도중에 주문진 소돌 아들바위공원을 보기로 했다. 입구에서 있는 배호 노래비가 보였다. 파도 노래가 오백 원짜리 동전을 넣으니 울려나왔다. 등대 밑으로 울타리처럼 둘러싸인 바위는 파도모습을 하고 위로 치솟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싱싱한 회를 먹었다. 문어가 남아 같이 두 끼 내내 먹었다. 회는 반 이상 남아 저녁때까지 충분하였다.


3.낙산사, 솔 비치 호텔, 오색약수



  해안도로를 타고 낙산사로 향했다. 양양비치호텔 경사길로 진입하여 주차시키고 입장하였다. 기념관을 들러 의상대로 갔다. 날씨가 화창하여 바닷물 빛이 푸르다. 홍연암으로 가는 도중에 바다 안에 어떤 바위는 갈매기가 하얗게 붙어있었다. 홍연암 전에 건물은 새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 위로 올라가 해수관세음보살상을 뵈었다. 모두가 바다를 바라보고 계시고 백장의(白粧衣)를 입은 것은 모든 업장소멸을 뜻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관광발길은 불심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달리던 차량은 유럽풍의 건물로 화려한 솔 비치 호텔이 눈에 띄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모자를 쓰고 있었던 필자는 날아갈까봐 결사적으로 손에 힘을 주어 꼭 붙잡아야 했다. 바다를 끼고 있는 위치가 볼만하여 천천히 살펴보며 산책을 즐겼다.













  오는 길에 오색약수를 들르기로 했다. 오랜만에 들여놓는 발길이다. 물마른 하천의 한 모퉁이에 자리 잡은 약수터는 아직도 빨간 바가지가 올라앉아 일행을 맞아주었다. 녹물같이 붉은 빛을 띤 나트륨과 철분이 섞여 특이한 맛과 색을 지니고 있어 위장병과 신경쇠약, 피부병,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

  저녁엔 회를 뜨고 남은 생선을 매운탕을 끓여야하는데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유두희 선생님 사모님께 여쭈어 훌륭하게 해낼 수 있었다. 뜻밖에 진수성찬이 차려져 또 하나의 추억이 만들어졌다. 애초의 계획은 아침이나 해먹는 걸로 했는데 의외의 성과를 기대하게 되었다.


4.설악산, 속초중앙시장



  오늘은 2박3일 여행 마지막 날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국도를 타고 양양에서 설악산으로 가는 길가 양편에 뒤늦게 만개한 벚곷 풍경이 펼쳐졌다. 또다시 일행은 설악산 입구에서 벚꽃 터널로 진입한 듯 입이 벌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차를 세워 사진을 찍고 있었다.

  설악산을 들어가려면 매표소에서입장권을 끊어야 하는 데 그 앞에 높다랗게 누각처럼 쌍하올려 건축공사를 하고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바로 신흥사로 걸어갔다. 검은 빛을 띠고 있는 큰 부처님을 뵙고 신흥사 사찰내부를 둘러보았다. 약수를 한 잔 마시고 갈증을 해결하였다.

  울산바위가 멀리 병풍처럼 펼쳐 모습을 보다가 가까이 가서 바위 모두를 배경으로 삼아 사진을 찍자며 달려갔지만 하늘은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소나기가 쏟아져 내렸다. 현자까지 갔다가 돌아와야 했다.







  내려오다가 목우재를 넘던 기억을 더듬으면서 새로 뚫린 목우재 터널을 지나 속초중앙시장으로 달렸다. 시장입구에서 남포동 씨앗 호떡을 먼저 맛을 보았다. 그리고 잔치국수를 한 대접씩 들이켜 배를 채웠다. 속초의 명산품으로 만석 닭 강정을 한 상자씩 샀다. 그리고 필자는 감자전을 시켜 막걸리를 마셔야했다. 또 다른 옥수수를 뜯기도 했다.

  모처럼 행해진 여행은 서서히 마무리 지어야 했다. 4월 16일 목요일 평일을 달리는 맛은 쏠쏠하였다. 막히지 않고 시원하게 달릴 수 있어 좋았다. 필자는 88대로로 오다가 반포 한강공원에서 내려 전철을 타고 이수역으로 향했다. 서로간의 우정을 확인하고 소통을 원활하게 유지하며 지낸 시간이 고마웠다.


2015년 4월 18일

윤 제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