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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

세목문학회의 겨울 나들이

세목문학회 겨울 나들이



  오랜만에 세목문학회 회원들이 겨울나들이를 했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82-1 프로방스를 찾았다. 올 때마다 커지는 규모는 실로 놀랍기만 하다. 1996년 8월에 이태리 정통 레스토랑을 오픈한 이후 그해 11월에 리빙과 도자기 공방을, 2000년 1월에 베이커리와 카페를, 2006년 3월 바비큐 가든을, 그해 5월에 패션관 첼시아를, 2007년 5월에 허브공방과 허브정원을, 2009년 5월에 패션관 빌리지를 오픈하여, 2010년 8월에 식음료 11개, 리빙과 잡화 7개, 패션과 잡화 19개 총 37개 아이템 영업중이다. 여유가 있었던 공간들은 이제 촘촘하게 나열되었다. 외곽에 주차장이 즐비하고 낯설게 느껴졌다.







  일행은 승용차 3대에 나누어 타고 오전 10시 경에 출발하여 평일이라 도로사정은 원활하여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 도착하였다. 참석 회원은 김창수 회장과 김완기 추진위원장, 김희정 총무, 그리고 최문구 회원, 윤보람 회원, 김동진 회원과 필자는 허브공방과 허브정원을 둘러보고 나와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프로방스 길 건너편에 식당 시골밥상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기로 했다. 승용차로 현지로 직접 김항걸 회원이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도착하였다. 예상보다 가격이 싸고 반찬이 많았고 입맛에 맞아 좋았다. 식사를 하면서 문학모임에 대한 현안을 놓고 회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퇴임 회원은 두 달에 한 번 하되 현직과 오후 5시에 직장에서 하기로 했고, 현직 회원들은 매달 직장에서 오후 5시에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결국 현직과 퇴임 회원들은 두달 에 한 번 함께 하는 것이었다.

  식당을 나와 프로방스 커피점에서 한 잔 씩 마시면서 글은 어떻게 쓰나? 라는 제목으로 김창수의「아내」, 김희정의「네온사인」, 정종채의「감사」, 세 편의 시를 공부하였다.



금 간 세월의 틈 사이로/ 거침없이 불어오는 바람 앞에서도/ 언제나 높은 하늘 우러러/ 약하나 결코 약하지 않는/ 꺾일 듯 꺾이지 않고/ 손 흔드는 갈대처럼// 참아내던/ 엄마 같은 아내// 무더운 여름 어느 날/ 긴 가지 더 길게 늘어뜨려/ 언제나 영혼의 안식처로/ 시원한 그늘이 되어 준 나무처럼// 빈들 같은 세월의 어느 곳에/ 주저앉아 있을 때/ 푸른 그늘로 먼저 다가와/ 지친 마음 만져주던/ 누이 같은 아내// 자갈밭 흐르는 물/ 모아져 어느새 저만치에서/ 그 깊은 바다로 향해/ 같이 가자던 작은 시내처럼// 거칠고 굴곡진 삶의 흐름 속(에)/ 머물고 싶은 그 순간마다/ 하얀 웃음으로 다가와/ 등 두드리며 함께 해주던/ 친구 같은 아내// 삶의 비탈진 길에서/ 엄마처럼 참아주고,/ 누이처럼 만져주고,/ 친구처럼 함께 해주던 아내가 있어 좋다.

- 김창수의「아내」전문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속내를 감추며/ 오늘도/ 세상을 바라본다.//

밝게 비출수록/ 더 깊게 숨어버린/ 별/ 깜빡깜빡/ 졸다가/ 동이 트면/ 내일은/ 꼭 찾으리라/ 다시 잠이 든다.

- 김희정의「네온사인」전문


죄악의 늪에 헤맬 때 먼저 손 내밀어/ 부족하고 잘못한 것 고쳐보라고 오늘 하루 허락하심과/ 병든 이웃의 아픔도 생각해 보라고 질병의 가시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가진 자의 교만과 못 가져서 절망치 말라고 알맞게 주시는 것과/ 내 자식의 모습 속에서 효를 다하지 못한 내 모습 보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조금 더 낮아지고 겸손하라고 실패의 아픔 겪게 하시니./ 조금 더 용서하고 사랑해 보라고 보기 싫고 미운 사람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더욱 더 낮아지게 하시고/ 더욱 더 감사하게 여기도록 하옵소서./ 지나온 모든 나날들, 앞으로 되어 질/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 정종채의「감사」전문


  최문구 회원과 필자는 부득이한 개인적인 일로 자리를 떠야했다. 남은 회원들은 인근에 헤이리 예술마을로 장소를 옮겨 탐방하는 순서가 마련되었다. 아쉬움을 남긴 채 4월에 만나기로 하고 오후 1시 15분쯤 길을 나서야 했다. 보다 많은 추억을 남기는 일정이 되기를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