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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

동해시 주변 여행

동해시 주변 여행

 

 

 

1. 출발

 

 2014년 7월 29일 아침 8시에 중부고속 만남의 광장에서 만나 동해시 한중대학 기숙사에서 2박 3일을 보내기로 했다. 월요일 출근길과 맞물려 길이 막혀 다소 늦은 시간에 만날 수 있었다. 다음 휴식은 문막 휴게소에서 하기로 했다.

그러나 영동고속으로 들어서야 할 길을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조금 기다려야했다. 내 차에는 아내와 둘이 탔고, 또한 차에는 영덕이, 종현이를 포함 두 처제가 타고 있었다. 합류하여 점심을 먹고 차 한 잔을 나누었다. 가다가 차가 막히면 한 번 더 쉬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가자고 했다.

 하지만 거리가 있어 힘들었다. 대관령을 지나면서 쉬기로 했다. 공기가 맑고 시설이 깨끗하였다. 망상해수욕장에 가서 머무르다 묵호등대를 들러 묵호 회 명소를 가기로 했다. 백사장 모래가 곱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파라솔과 튜브를 빌려 해안에 가까운 곳에 저리를 깔고 앉거나 눕거나 할 수 있게 만들었다.

 

 

 

 

 

 

2,망상해수욕장

 

 해안선을 따라 깨끗한 백사장과 얕은 수심의 동해안 해변. 은빛 모래를 밟고, 수평선을 바라보며, 밀려오는 해풍에 가슴을 열고 드넓은 동해의 품에 안길 수 있는 망상해변이었다.

 아이들은 바닷가 파도가 들어올 때 물을 타고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며 같이 어울리다가 모래를 갖고 놀기도 했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노는 장면을 틈틈이 찍어 놓았다. 놀이방 처제는 시간이 나면 업무에 관한 일을 하며 여행을 즐기고 전화국 처제는 영덕이 한테서 눈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와 아내는 먼저 등대로 가고 바로 서둘러 아이들을 씻겨 나오기로 했지만 아이들의 늑장 때문에 꽤 시간이 지체되었다. 어두워지는 시간에 도착하였다. 등대 앞마당에 벽시와 게시판시를 읽거나 건너편 카페까지 가는 나무계단 연결 상태를 가보기도 했다. 그림 같은 바닷가 카페를 오가며 시간을 보냈다.

 

 

 

 

 

3. 묵호 등대공원.

 

 등대공원은 지난 1월 초에 눈꽃축제를 다녀올 때 잠깐 들렸던 곳이어서 기억이 또렸하게 떠올랐다. 건너편 팬션겸 카페는 엽서에 그림처럼 산뜻하게 다가왔다. 벽에 올려진 벽시는 최남선의 최초의 자유시 해에게서 소년에게 가 파여있어 파도소리가 핌차게 밀려왔다. 등대에는 원형 계단으로 으로도록 되어 있었지만 공사관계로 못 들어가게 줄을 쳐놓았다. 건너편 카페와는 구름계단으로 연결시켜 오가도록 되어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오래 전 인기영화였던 미워도 다시 한 번 촬영지 명소이기도 한 곳이다. 등대 10년을 기념한 등대 시 응모작 중에서 선정된 시가 실려있었다. 그리고 등대에 가까운 뱍은 갈매기 상이 붙어 있어 생동감을 살리고 있었다. 아래 바다편 경사지엔 카페가 절경을 만들고 사랑의 속삭임이 들려오는 듯 했다. 기다리고 있지만 처제들은 아이들 때문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두 아이듥이 도착했을 때는 어둑어둑해질 무렵이었다. 저녁식사를 위한 시간과 숙소에 들어가야할 시간이 임빅해엤어 대충 살펴보고 내일 오후에 저녁을 먹고 다시오는 것이 나을듯했다. 아쉬움을 남기고 회명소거리를 가야했다.

 

4.횟집 명소 거리

 

 차를 공용주차장에 대놓고 쭉 걷다가 손님이 많은 곳이 좋은 곳이라는데 그런 곳이 없어 한집씩 둘러보아도 마땅한 곳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나마 갈매기 회집에 아줌마의 안내로 들어갔다. 친절하시고 써비스도 충분하게 주셨다. 메인 요리인 자연산 모둠회를 싱싱하고 고소한 맛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모두들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손님을 맞으려는 묵호항 회 명소 거리

바다가 보이는 창 너머

하늘과 맞닿은 바다 끝

말을 거는 파도를 만나다가

 

방안에 켜진 불빛은

바깥의 풍경을 삼켜버리고

가로등과 함께 서있는 나를

유리창에 비춰놓으니

바다가 앉았던 그 자리에서

 

도회지를 떠나온 우리들에게

자연산 모듬회가 쥐어주는

고소함 한 움큼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맛을 보며

찾아 헤매던 행복을 만난다

- 졸시「갈매기 횟집」전문

 

 숙소 한중대학교 기숙사로 향했다. 저녁을 먹고 들어간다고는 했어도 더 늦어져 전화를 해 양해를 구했다. 생각 보다 시설이 오래 되었다. 엘리베이터가 2층부터 있어서 걸어 올라가 엘리베이터를 5층까지 타게 되었다. 방바닥을 닦고 들어가야 했다. 첫날은 방을 2개 쓰고 둘째 날은 3개를 쓰기로 했다.

 

 

 

5. 아침산책과 식사

 

 아침 일찍 일어나 한 바퀴를 돌았다. 어제 밤에 들어갈 때와는 달리 잘 정돈되어 있었다. 운동부가 훈련을 하고 있어서 아침식사도 부탁하면 가능하다고 경비실에서 말씀하셨다. 축구장과 연못을 보았고 단과대학 건물을 보았다. 가꾸어진 정원수가 보기 좋았다. 다시 숙소로 들어가 아침을 햇반을 데친 것을 가져온 반찬으로 먹기로 했다. 컵라면도 있고 푸짐하였다.

 그런데 물을 사러간 아이들이 오질 않았다. 생각해보니 학교 안에 매점은 방학 중이라 문을 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멀리 까지 갔겠다는 생걱에 나가봐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전화국 처제도 나서던 참이었다. 내 차를 타고 나섰다. 정문을 통과하여 좀 나가니까 멀리 아이들이 낑낑 거리며 큰 물병을 들고 나타났다. 가까이에 있다는 바람에 보낸 것이 빚은 결과였지만 별일은 없어 다행이었다. 이제는 많이 자란 녀석들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6.무릉계곡

 

 아침 식사후 일행은 무릉계곡을 가기로 했다. 한국의 크레이트 케년이라며 부추키는 아치나 플랜카드가 걸려있었다. 과연 계곡을 찾아 자리를 깔고 앉았을 때엔 그야말로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아이들은 정신없이 물에서 나오지 않고 놀았다.

 점심식사를 위해 가게에 내려가 두 처제가 수고하셨다. 아이들은 더 아래로 내려가 놀았다. 나는 그곳에 따라가 지켜보고 있었다. 옆에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 말을 걸었다. 장래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마침 같은 전공을 선택하여 일본으로 유학을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이야기가 깊이 있게 진행되었다.

 그러다 아이들이 시선에서 사라지는 바람에 말은 자연스럽게 끊어졌고 열심히 하라는 인사로 매듭지었다. 꼭 성공하기를 빌어주었다. 아이들은 모두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막걸리에다 떡이며 감자, 계란 전병이 어우러져 맛을 내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7. 조각공원과 촛대바위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것에 능숙하지 못해서 일까, 주행 중 스마트폰에 문자나 카톡이 오변 화면이 없어지거나 주차되어있던 차를 도로에 진입할 때 방향을 쉽게 읽지 못하여 반대편으로 갔다가 함께 가는 차량에 혼란을 일으킬 때 마다 마음이 불편하였다.

 조각공원으로 달려와 여러 개의 조각 작품들이 차례대로 서있는 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전망대로 오르던 길은 해안 쪽으로 빠지면서 결국 추암해변의 촛대바위로 연결되었다. 바위들이 올망졸망하게 연결된 해안은 계단으로 연결되어 촛대바위를 멋진 곳에 놓고 보여주었다.

 언젠가 일출을 보러 나왔다가 구름이 잔뜩 끼어 보지 못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나 촛대바위는 선명하게 눈앞에 불을 켜 밝히고 있었다. 동해 바다는 맑고 깊어 하늘과 맞닿은 면이 구분되지 않아 구름 낀 날씨엔 늘 찰랑거렸다.

 

 

 

 

 

 

 

 

 

 

 

 

 

 

 

8. 묵호항 활어판매센터와 묵호 등대

 

 주차된 차들로 빈자리를 찾지 못하다가 처제들이 찾아준 곳에 겨우 댈 수 있어 다행이었다. 기대를 갖고 찾아간 활어판매센터 앞 횟집에는 아이들이 찾는 대게가 철이 지나 비싼 값으로 볼 품 없이 앉아 있었다. 종현이는 밖에 벗어놓은 신발을 누가 가져갈까봐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문어 되침에다 생선찜으로 대신하였지만 그런대로 푸짐하였다.

 어제 왔을 때, 묵호등대 공원의 벽시(壁詩)」를 생각했다. 시를 쓰는 사람으로 최초의 자유시, 최남선의 시「해에게서 소년에게」를 접하고 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관심을 갖는지 궁금하여 지켜보았다. 그리고 벽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가 바다에서 오는 소리 보다 더 크게 매 귀에 다가왔다.

 

등대 아래 마당 한 쪽

타일 벽에 새겨진 시 한편

최남선의 시「해에게서 소년에게」가

파도소리로 흘러넘치고 있었다

 

등대를 찾은 사람들은

앞만 보고 지나갈 뿐

그 시가 눈에 띈다는 건 역부족이었다

 

귀로 쏠리는 신경 줄만 당겨져

보거나 말거나 소리로만 달려들었다

 

철썩철썩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뒤에서 달려오는 바다보다

더 요란하고 힘차게

마음을 흔들었다

- 졸시「묵호등대 공원 벽시(壁詩)」전문

 

 어둠에 싸인 등대는 써치라이트로 바다를 비추고 있었다. 어제 저녁에 늦어 못 마셨던 차와 분위기를 맛보기 위해 별러서 온 길이다. 먼저 도착하여 커피와 기타 차를 주문해놓고 기다렸다. 어둠에 가려진 바다지만 시원한 바람덕분에 오랜 시간 전으로 젊음을 되찾은 것 마냥 들 뜬 마음으로 주변에 함께 한 카페의 사람들과 즐기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자주 오지 못하는 먼 거리지만 또 다시 찾아오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얼마 전만 해도 많은 곳을 다니는 여행을, 마음에 드는 몇 곳만 찾아다니는 여행으로 바꾸고 나니 오히려 편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것들이 많게 느껴졌다. 이제 나이가 많아져 가는 것일까? 그러나 아직은 섭섭한 말 중에 하나 일 것이다.

 

 

9. 한중대학교 기숙사

 

 오늘은 방을 3개 쓰게 되어 아이들도 침대에 재울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 어제는 방이 여의치 않아 2개를 쓰면서 아이들을 바닥에 재워 미안하였다. 어제 모다 오늘은 모두 피곤하였는지 모이지 않았다.

 숙소에 들어오던 어제를 생각하며 잠을 청했다. 아침엔 어제처럼 눈이 일찍 떠졌다. 다시 나는 어제와 똑같은 코스로 돌았다. 그러면서도 눈에 보이는 것과 귀에 들려오는 것이 달랐다. 하루하루가 다른 날이 만나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리라 여겨진다. 어제와 같은 아침식사로 하루를 시작했다. 행정실에 방 키를 넘겨주고 나왔다. 그리고 정동진으로 충발했다.

 

10. 모래시계 공원 시간박물관

 

 모래시계 공원에 도착했을 무렵 처제가 키를 가방에 넣었는데 그 가방을 차에 놓고 내렸다가 문이 잠기고 말았다. 보험사 문 여는 사람이 올 때 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두 아이들과 같이 가까이에 있는 시간박물관을 관람하기로 했다.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져 머무름이 없이 일정한 빠르기로 무한히 연속되는 흐름을 시간이라 했다. 과학적 의미로 1956년 이전에는 지구 자전에 의한 평균태양일의 86,400분의 1을 1초로 정했으나 1967년 세슘-133 원자에서 나오는 복사선이 91역9263만1770 진동하는 시간을 새롭게 정의 했다.  

 폐기차를 리모델링하여 자료를 전시해놓은 곳이다. 그냥 지나치던 곳인데 보길 잘 한 것 같다. 가치 있는 견학이었다. 영덕이는 견학리포트를 작성하여 기념품을 받겠다며 열심히 작성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종현이는 산만한듯 하면서도 볼 건 다 보고 있었다.

 

 

 

 

 

 

 

 

 

 

 

 

 

 

 

11. 마무리

 

 밖으로 나와 전망대에 올라가 소원의 종을 울렸다. 아이들의 소원이 많을 것 같아 급히 불러 울리게 해주었다. 해시계가 시간을 알려주는 것은 햇빛이 비치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며 안내를 몇 번 하는 바람에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약간은 차이가 있어도 그 정도 오차는 그 당시로 말하면 정확한 것이었다.

 점심때가 조금 지나 다시 만나 점심을 먹기로 했다. 도로사정에다가 어린이집 처제의 업무로 좀 서둘러 거울로 가길 원하여 식사후 출발하기로 했다. 우리 내외는 원주로 해서 올라가기로 했다. 여행기간 내내 날씨나 여러 가지 여건이 만족스러우리만큼 좋았던 것 같다. 서로가 마음을 주고받으며 소통이 되도록 협조하며 여행을 즐겨준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좋은 추억을 남기게 되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좋은 시설을 숙소로 제공해주신 한중대학교에도 감사드린다.

 

2014년 8월 14일 흐린 오후

윤 제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