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4창작시

관현악 3중주

 

관현악 3중주

- 베를린 챔버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윤제철

 

박수로 맞아주는 관중들에게

연주자들은 미소를 던졌다

 

바이올린이나 비올라가

얼마 차이가 없는 음으로

높게 자리 잡아주면

첼로는 두 악기를 뒷바라지 하듯

낮게 중심을 잡고 듬직하게 울려주었다.

 

지휘자는 제비꼬리 연미복을 입고

지휘봉 끝을 연주자들 손에

줄을 매단 것처럼 춤을 추고 있었다.

 

음악은 마술처럼 눈과 귀에 들어와

잠들어 있던 청각의 세포를 깨워

너저분하게 끼어있던 불순물들을 씻어주고

 

두 번 앵콜에도 박수로 연호하는 관객들에게

놀라와 당황하는 얼굴표정과 몸짓이 한데 어울린

또 하나의 연주로 매듭을 지었다.

 

*2014년 3월 18일 오후 8시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음악회

 

'2014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페 도자기들  (0) 2014.04.03
혼탁한 공간 속에서  (0) 2014.03.23
붕어빵집  (0) 2014.03.08
무의도(舞衣島)  (0) 2014.03.06
카페「시월애(時越愛)」  (0) 2014.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