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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카페 시월애 - 삼조 여행에서 찾은 안개 속 공간

카페 <시월애> - 삼조 여행에서 찾은 안개 속 공간

 

 

 

 

  2014년 2월 17일 아침 9시 반이 넘어 홍성군서부면남당리에 있는 신일수산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 날이었다.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을 달린다는 부담은 있었지만 현지에서 만나기로 한 모임이었기에 스마트폰 올레를 찌고 가려다가 밧데리가 일찍 달을까봐 홍성인터체인지 까지 가서 네비게이션를 찍고 찾아야했다.

  조금 늦긴 해도 잘 찾았다 여겼으나 목적지 근처라는 말 이후가 문제였다. 전화로 가게 주인에게 물어보고 안내를 받은 게 서로 말을 이해를 못해 빙빙 돌았다. 가까이 놓아두고 돌아온 것이 아내와 함께 언짢았다. 쓴 입으로 피조개 맛을 느낄 수가 없었고 기다린 삼조 회원님들께 미안함은 말로 표현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쩌랴,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을 마시러 인근에 바닷가에 위치한 카페 시월애(時越愛)를 찾았다. 그럴싸한 분위기에 놀랐고 안개 창밖의 운치에 빠져야 했다. 멀리 바라다 보이는 작은 섬이 뿌옇게 보일락 말락 하였다. 서해바다 파도는 나를 업고 날아가듯 천천히 날아가고 있었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조차 희미한 그 공간 속에서 기억 속의 살아온 것들 중에 어떤 것이라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상념에 흩날리고 있었다.

 

우유 빛 커튼을 쳐놓은 듯

아른대는 내 시선

서해바다 멀리 작은 섬 두개

들릴락 말락 목소리로 나를 부르고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가려지니

언젠가 그 기억의 끄트머리에 앉아있던

상념의 파편들이 흐트러져

 

어디에 있든 끌어당겨

다시 만나고 싶은 시간들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된 그 곳

잔잔한 파도는 나를 얹은 채

천천히 날개를 펴고 있다

- 카페「시월애(時越愛)」전문

 

 

 

 

 

 

 

  두 테이블로 나누어 남편들과 부인들로 앉아 환담을 나누면서 속세의 티끌을 모두 털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주문한 카푸치노 커피 잔에는 시월애라는 글씨를 써넣어주었던 마냥 바닷가에 카페가 잊히지 않을 추억으로 새겨지게 되었다. 커피를 리필 받아 마무리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서야했다.

  돌아오면서도 내내 네비게이션을 처음부터 사용하지 못하고 서해고속도로에서 과천의왕고속화도로 연결에 실패하면서 사용한 것이 문제였다. 다음부터는 승용차에 스마트폰 걸이와 충전용 폴더를 구입하여 장착하고 처음부터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리라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