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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강의(운문)

12.미래를 다짐하는 시 - 이육사 시인

12. 시는 어떻게 쓰나?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아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 이육사의「청포도」전문

 

「청포도」는 미래에 대한 기다림의 준비를 노래한 시이다. 칠월은 죽었던 전설들이 포도송이처럼 되살아나 주렁주렁 열리고, 모든 닫혀 있던 문제들이 해소되고 육지와 하늘 바다 모두 미래로 활작 열리는 계절이다.

그  손님은 고향을 더나 바다가 가슴을 열기까지는 돌아올 수 없는, 해방이 되지 않으면 돌아올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 미래의 만남을 위해 모시수건을 마련해 두라는 준비를 말한다. 미래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말 것을 다짐하는 시라고 할 수 있다.

 

살곶이 다리는 추억 속으로 더나고 싶은 사람들을

예븐 꽃들은 설레이는 만남을/ 나무들과 줄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살곶이 수영장」엔 가족의 사랑소리가

「청혼의 벽」에선 연인들의 속삭임이

「검는 사람에게」선 건강의 숨소리가

「자전거에서」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물속에서 놀던 오리도 새끼오리들과 물속에서

나와 잠시 눈을 붙이고

국철 지나가는 소리에/ 내 마음은 양평으로

운길산으로 떠납니다

- 이옥희「청계천」전문

 

  살곶이다리는 조선시대 가장 긴 다리였다. 중랑천과 청계천이 만나 한강을 2km 앞에 두고 행당동과 성수동 경계에 있다. 살곶이다리를 추억 속으로 더나는 길로 비유하고「살곶이 수영장」,「청혼의 벽」,「검는 사람에게」,「자전거에서」라는 청계천 곳곳을 다닌다.

  가족과 연인의 만남을 물속에서 놀던 오리와 국철 지나가는 소리로 함축시켜 표현하고 있다. 중앙선에서 가볼만한 양평과 운길산이 희망 장소로 지목이 된다. 시대에 따라 변화된 청계천에 얽힌 추억을 잊고 싶지 않은 심성이 가득 담겨있다.

 

1.실속이 있어야지 겉멋만 들어서

뜯어고치고 옷만 잘 입는다고

완벽한 건 아니지//

2.옛날에 비만 오면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사는 천호동도

요즘은 시멘트콘크리트 덕분에 감족같다(불편 없는 걸 보니)//

3.명절 때 크고 예쁜 선물상자 받았는데

내용물은 조그마하고 화려한 장식 뿐

눈 뜨고 아옹인가 실망이 크다(크지만)//

4.가식이 아닌 진심으로 보기 좋은 명품(물건)만을

쓰는 것도 덕을 쌓는 포장지 (아닐까?)

- 김옥자의「포장지」전문

 

  옷만 잘 입는 것 보다 실속이 있어야 한다. 옷만 잘 입는 것이나 명절 선물도 포장으로는 눈속임 하고 있다. 그러나 천호동 진땅도 포장으로 불편함이 없어진 것이나 진심으로 좋은 물건을 쓰는 것도 덕을 쌓는 포장이라고 했다.

  모두 4연으로 이루어진 시로 보면 어순으로 1연 다음에 3연을 그리고 2연과 4연이 나열되어야 한다. 포장으로 1연과 3연을 나쁜 것, 2연과 4연을 좋은 것으로 모을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포장지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슴을 열고서 (돌이켜보면) 멀게만 여겨왔던 인생의 고갯길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끈끈한 맺어짐(인연) 속에서 이어온 흔적들의(으로) 아름다운 가족이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가운 것이 자기(자신)이것만(이겠지만) 가장 소홀이 생각하는 것, 역시 자신이 아닌가(아닐까 생각합니다,)

낳아서 길러주신 부모님 은혜, 검은 것과 흰 것을 구별도록 가르쳐주신 스승님의 은혜, 바르게 이끌어주는(주신) 친지와 친척들의 (관심을) 사랑하며 존경합니다.

어느 글귀에서「인자한 어머니가 아기에게 젖을 주고자 하니 그 아기가 젖을 빨지 않으면 어머님의 인자함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에서 서로 간에 하고자하는 일에 듯이 통하여 함께 하고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2013년 8월 24일 (그날) 남산이 포근히 감싸고 그에 정기를 받으면서 마음껏 공연해주신 분들과 모든 일을 뒤로 하시고 오셔주셔서 좋은 인연으로 생각하고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또한 애써주신 우리 가족에게도 정말로 고맙습니다.

- 김정희의 「고희」 전문

 

  고희를 맞으신 김정희님의 인사말씀이다. 그날의 감회를 애써주신 분들에게 드리는 소감이다. 인용된 문구는 앞으로도 서로 간에 듯을 통하여 삼부상조하며 여생을 잘 보내고자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마음속에 깊이 깔려있는 감사의 마음을 바탕으로 겸손하시고 자애로운 모습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