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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강의(운문)

14.분통을 터트리는 시 - 회원 시

14. 시는 어떻게 쓰나?

 

1.예쁜 주머니 안에 있고 싶은 나는

2.호주머니나 저금 통 안에 있고

4.때로는 밟혀서 아프기도 합니다(하다가)//

3.반짝 빛나던 내 얼굴은 어디로 가고

5.녹슬고 시커멓게 화장을 했나요(했네요)//

7.잘난 척하며 큰소리 치고 싶었는데

6.사랑해주면 지폐만큼 되는 나는

8.왜 그 앞에선 자꾸만 작아지나요//

9.앞을 보면

10.내가 없으면 안 될 때도 있고(쓸모가 없어 보여도)

11.뒤집어 뒤를 보면

12.꼭 필요 할 때가 있답니다,(있다니까요)

- 이옥희의「동전」전문

 

이옥희님의「동전」은 화자 자신이 동전이 되어본다. 자신은 호주머니나 저금통 안에서 빛나던 얼굴이 녹슬었다. 지폐만큼 사랑을 받고 싶어 안타까워한다. 존재를 무시 받는 게 서럽기만 하다. 동전과 사람을 비유하여 사람의 존재가치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화폐의 종류에 따라 액수만큼 거치가 있는 것처럼 사람의 생김새나 경제적 능력에 따라 비교가 안될 만큼 격차가 심하게 난다. 애초부터 타고난 운명 같은 손해나 무시 받는 생각 때문에 견딜 수 없는 분통이 비유를 통해 터트려지고 있다.

 

5.먼동이 트일 무렵

6.칙폭 칙폭 삐 석탄 차 기적소리에

7.어린아이 소스라쳐 눈뜨면

8.어머니는 자장가 소리 내어 토닥이며 감싸 안는다(안았고)//

9.향천사 종소리가 고요히 울려 퍼지고

10.철길을 누비는 화통소리는

11.왜! 그리

12.처량하게 들려올까

13,혹여 님 떠내 보내는 서글픈 음성일까//

14.녹슬은 철길 변

15.코스모스 아가씨도 바람을 끌어안고

16.지난 추억을 더듬는가 보다//

1.철길 레일 위에 작은 돌 하나 얹혀놓고

2.기차 지나기만을 숨어 기다리던

3.철없던 그 추억의 길을 나도 걷고 싶다

4.끝없는 미래가 숨어 있는 유년시절의 꿈길...

- 이석남의「추억의 기찻길·2」전문

 

가을이 오면 어린아이 깨우던 석탄기차 기적소리, 향천사 종소리, 철길 화통소리는 임 떠난 서글픔처럼 처량하다. 이제는 녹슬은 철길 변 코스모스도 추억을 더듬는다. 레일 위에 돌 얹어놓고 기차 지나가길 기다리던 유년의 꿈길이다.

철길을 바라다보며 멀리 달아난 추억을 잡아당긴다. 추억들은 하나같이 시간의 먼저 나중을 가리지 않고 한꺼번에 몰려온다. 문제는 어떤 것을 먼저 이야기하고 어떤 것을 나중에 이야기하는 것이다. 화자가 중요시 여기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

 

앞집에 늘어진 넝쿨장미나무 끝에

꽃 한 송이가 신나게 놀고 있다.//

니나노 아니면 덩더쿵인가

팔을 벌리어 바람이 약하면

살랑살랑 흔들고/ 강하면 빠르게

서울 대구 부산 찍고

춤을 추는 여인처럼 보인다//

3.나도 오른발 왼발 해봐도

4.(마음대로) 잘 안 되더라

1.너 노는 건만 바라보아도

2.눈과 마음이 즐거워//

- 김옥자의「춤바람」전문

 

바람에 넝쿨장미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마치 여인의 춤추는 모습인 냥 부러워하며 따라 해봐도 안 되지만 그냥 보는 것만도 즐겁다는 내용이다. 바람의 정도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관찰을 하는 동안 상상력을 통하여 사람으로 비유하여 보는 것이다. 사람들의 세상 모습을 나타낸다. 어떤 사물이라도 그의 모습이나 움직임을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을 매체로 빌리는 것이다. 비유란 상상력을 통한 감각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관찰하는 습관을 드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