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사

가수 조용필 리사이틀

가수 조용필 리사이틀

 

 

 

 

 

 

 

 

 

 

  2013년 6월 15일이다. 토요일 오후 7시 30분에 의정부에 있는 종합운동장에서 가수 조용필의 리사이틀이 있다. 오후 3시 24분 마을버스를 타고 나가 지하철 4호선을 탔다.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 망월사역 근처 한정식 미가랑을 찾아야 한다. 아내와 나는 창동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망월사역에 내렸다.

  아내는 받은 문자를 보고 서울방향을 찾았고 호원고를 찾았다. 신흥대학교를 끼고 우회전하여 호원고 가까이 갔을 때 길이 엉키고 있었다. 바로 가게에 전화를 하니 잘못 든 길이었다. 다시 신흥대를 지나 버스가 다니는 큰 길로 나와 서울방향으로 700미터를 걸어가서 다시 물으니 길을 건너가니 호원고가 아닌 호원고 버스정류장 이정표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숨어 있다가 겸언쩍게 고개를 내미는 것이었다. 인터넷에 안내되어있는 내용이 불분명하여 발생한 결과였다.

  오후 4시 40분쯤 내려서 5시 10분이 넘어서야 약속 장소에 도착되었다. 날은 덥고 몸이 불편한 아내는 마음마저 불편해져야했다. 막내 처제가 이미 도착해있었고 두 처제는 조금 뒤에 주차를 시킬까 해서 종합운동장 근처에 갔다가 아예 들어오지도 못하게 단속 하더라며 식당으로 돌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일행의 마음을 달래준 것은 찾기는 힘들었어도 다시 한 번 찾게 만드는 음식들이었다. 코스로 나오는 일곱 가지 음식은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2층에 올라가 디저트로 차 한 잔을 나누며 큰 처제가 병두가 유학가 있는 타이완에 갔다가 선물로 준비한 목걸이를 고르느라 골몰하였다.

  그리고 차를 식당 근처에 주차하고 택시나 전철을 타고 현지에 가기로 했다. 주차할 곳은 벌써 막내 처제가 관찰력을 동원하여 비어 있는 듯 한 건물의 주차장을 발견하여 안전성을 확인하고 무사히 주차되었다. 그러나 택시를 잡을 수도 없어 전철역까지 걸어가다가 택시를 잡았는데 교통이 혼란하니 전철로 가라며 승차를 말리고 있었다.

  망월사역에서 녹양역까지는 4역이었다. 원망하던 그 역을 다시 돌아와 다행히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 예정대로 2번 출구로 나와 버스를 타려하였지만 자주 다니는 버스도 아니어서 택시를 타고 정체 전에서 내려 걸어가기로 했다. 두 대로 나뉘어 출발하였다. 필자는 아내와 막내 처제가 함께 탔다. 기사 아저씨의 기지로 운동장 근처까지 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일행이 합류허여 공연 시작 전에 좌석을 찾아 앉을 수 있었다.

 

 

 

 

 

 

  종합운동장이 내려다보이는 좋은 좌석이었다. 운동장 한 편 스탠드를 뒤로한 무대, 무대를 향한 운동장, 그리고 나머지 스탠드가 빈자리가 거의 없이 채워져 있었다. 가수 조용필의 노래는 라디오 방송으로만 들어왔다.「돌아와요 부산항」이나「친구」,「허공」등을 기억할 뿐 많은 히트곡을 들었지만 관심을 갖지 않던 터였다.

오후 8시가 되었다. 그다지 어둡지 않은 운동장에 조염이 켜지고, 시내 교통사정을 감안하여 기다리다 늦게 되었다는 조용필의 양해로 공연은 시작되었다. 새로 낸 시디에 수록된 곡 「헬로」와 그 외의 곡을 소개하기 위해 전국투어를 하고 있었다. 필자의 귀에는 아직 익숙지 않아 낯선데 많은 팬들은 조명이 들어오는 막대를 흔들면서 환호하고 있었다.

  그래도 귀에 익은 과거의 히트곡이 울려나올 때 다라 부르며 놀라운 그의 가창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일반 가수들이 운동장에 비하면 좁은 굥연장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그는 몇 만 명의 인원을 동원 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가수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게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는 대형 가수였다.

  하나의 인간으로 태어나 어떤 일을 하든지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고 몰두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만을 생각해도 그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동안 그의 개인적인 사생활이나 인간성에 대한 편견을 내던지고 그의 예술성에 박수를 보낸다.

  무대는 중앙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때로는 많은 사람들의 한 가운데로 서서히 이동하여 팬들과 가까이 할 수 있었다. 현대적인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시청각적 효과를 최대한 동원하였다. 나이 64세, 작은 몸에서 뿜어 나오는 성량은 타고 난 것도 있겠지만 평소에 가꿔온 노력의 산물이 아닐까? 이제 잊혀 가는 가수로 자칫 전락할 수도 있을 시기에 돌연 박차고 뛰쳐나온 그의 열정을 다시 본다.

  직장 동료 중에 조용필 열렬 팬이었던 그의 말을 떠올려본다.「조용필에겐 대단한 그 무엇이 있다. 그 것 때문에 내가 그의 노래를 부르게 하고 그를 만나러 나도 모르게 찾아간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내가 못 다 이룬 그 무엇을 이루어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필자는 오늘 그의 이야기를 비로소 알 것 같다.

  필자는 시를 쓰고 낭송을 하고 있다. 오랜 시간을 해왔지만 가수 조용필은 노래로 시낭송을 하는 가수다. 알아듣기 쉽게 한 소절씩 팍팍 찔러 주는 맛이 있다. 가사에 담긴 이미지가 노래를 듣는 사람들 가슴에 깊이 꼭꼭 심어지기 때문이다. 끝이 날 떼까지 많은 사람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일어섰다 앉았다 반복하면서 리듬을 타고 있었다.

 

 

 

 

 

 

 

 

 

 

 

 

 

 

 

 

 

  일행은 공연장의 모습을 간직하고 집으로 향해야했다. 주변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줄구로 몰렸다. 길인지 잔디밭인지 모르고 앞으로 나가야했다. 낮은 울타리를 넘기도 하고 어둠 속에 안전하게 경사길을 내려와야 했다. 이미 도로는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경찰이 알려준 녹양역 방향으로 전진해야했다. 도로는 주차장이었다. 가장 빠른 교통편은 도보밖에 없었다. 여태 듣도 보도 못했던 녹양역을 잊지 못할 같다. 처제들은 망월사역에서 내려 다시 주차해놓은 곳까지 찾아가야 한다. 우리는 서울역까지 그냥 앉아가기로 했다. 지루하도록 전철을 늦은 밤에 타고 가다가 서울역에 내려 4호선을 갈아타려하니 4호선 운행 종료라는 안내판이 서있었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잡아타고 달릴 수밖에 없었다.

  가수 조용필을 찾아간 오늘 하루는 길도 긴 여정이었다. 그리고 우여곡절이 많은 추억으로 오래 남을 듯하다. 그의 가수 인생이 전성기의 그 모습으로 영원하기를 빌어본다. 그리고 그를 보게 기회를 만든 처제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2013년 6월 15일 아침

윤 제 철

'행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누리 진흙구이」에서   (0) 2013.09.22
청남대, 영동 민주지산 펜션 - 삼조 30주년 여행  (0) 2013.08.12
장모님 49제를 마치고  (0) 2013.05.25
응봉산 개나리 축제  (0) 2013.04.20
하남시 정심사  (0) 2013.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