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해선 스님 출판기념회를 다녀와서
2013년 5월11일 오전 10시 30분에 서울역에서 윤지훈 (사)세계문인협회 사무총장님과 함께 출발하여 오후 12시 30분이 못되어 동대구역에 도착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몇 분이 더 함께 참석하여 풍성했었는데 이번에는 단출하였다. 도시철도(지하철)를 타고 반야월역에서 갈아타고 두류역에서 내려 두류공원 입구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행사장인 대구광역시 문화예술회관(13전시실)을 공원 안에서 찾는 일은 초행으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더운 날씨에 길을 알려주는 분은 있으나 믿지 못할 내용들로 인하여 많이 걸어야했다. 미리 서둘러 나왔기에 망정이지 맞추어서 왔으면 늦을 뻔하였다.
오후 3시 10분 전에 도착하여 미리와 계신 전 대구문인협회 박해수 선생님과 (사)세계문인협회 대구지회장 황의습 시인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리고 어디에서든지 현지 시인처럼 참석하셔서 자주 뵈어 친근한 박희익 시인님을 만났다. 오늘의 주인공인 해선스님은 행사장에 입장하시는 손님들께 일일이 시집「허공마저 비워라」에 일일이 사인을 해주시고 계셨다. 사진으로 뵙던 모습보다 친근감 있고 따뜻한 모습이었다.
내빈소개로 출판기념회가 시작되었다. 지역사회에서 상당한 활동을 하신 분이었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겪어야했던 많은 일들을 짧은 인사말을 통하여 소신이 분명하고 인간애가 몸에 배어 있는 분임에 틀림이 없었다. 필자는 축사의 기회를 얻어 스님으로, 그리고 시인, 수필가로서의 역량 있는 활동을 치하하고 사물과 사건과의 대화가 충분히 나누어져 익어가는 시세계를 몇 구절을 인용하여 소개하며 발전을 빌었다.
세월은 우리를 철들게 하고/ 차 한 잔에 넘치는 불심은/ 세상을 철들게 한다. - 다불(茶佛)에서
설익은 단어들을 굴리고 굴려/ 한가닥 실바람으로/ 그리움을 꿰어 묶어본다. - 염주에서
바우고 버리는 작업은 그리움과의 이별, 바람과의 결별, 숱한 집착과 사랑과의 헤어짐, 가슴이 시리고 뼈를 도려내는 고통이 따르는 만큼 해선 스님은 그의 인사말을 빌려 허공 마저 비우라고 권하고 있다.
스님의 시 중에서 좋은 시 몇 편을 시낭송을 전문으로 하는 낭송가들이 해주어 분위기는 절정에 올랐고 이어서 황미숙 감독님이 이끄는 파사무용단과 퉁소 공연이 말미를 장식하였다.
전에 이름「토담길」이라는 식당을 찾았으나 이름이 바뀌어「고기 고기」로 간판이 달려있어 머뭇거리다가 나중에 확인하고 들어가 오리고기로 술 한 잔을 나누면서 오랜만에 반가움을 풀었다. 그 곳에서 줄곧 있다가 숙소로 가서 쉬어야 할 것을 어두워진 시간에 정삼일 시인이 자신의 승용차로 11년을 공들여 가꾼 산과 시비가 서있는 팔공산 자락의 대한수목원을 찾아가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지만 보지 않았으면 후회할만한 곳이어서 불만은 없었다. 기다리신 황의습 시인께 양해를 구하고 예약해 놓은 숙소로 들어가 다음날 아침 9시에 아침식사를 함께 하자는 약속을 하고 황시인은 집으로 돌아갔다.
아침식사를 하고 청소년단체 등 많은 사회단체 일을 하는 황시인의 사무실에 들러 활동상황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방패연에 대한 전통성을 귀하게 여기며 애착이 강해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었다. 서글서글한 성격이나 매사에 추진력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일행은 대구문학기행 일정을 마무리하고 아쉬움을 남긴 채 해어져야 했다. 박희익 시인과 함께 도시철도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향했다. 박시인과는 공감대를 가진 주제로 많은 대화가 이어졌다. 누구보다도 아쉬움이 남는 분이다. 필자와는 다른 방향으로 헤어지고 5월 25일 박영교 시조시인의 출판기념회가 있는 영주에서 만나기로 하고 마음을 달랬다.
건강이 허락할지 몰라 걱정을 했던 윤지훈 총장님은 불편한 데도 불구하고 빈틈없이 행사를 진두지휘하여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모든 점에 감사드린다.
2013년 5월
윤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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