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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

경북구미문학기행을 다녀와서

경북구미문학기행을 다녀와서

 

윤제철

 

 2012년 8월 11일 토요일 월간 문학세계 8월호로 등단하신 분들께 서둘러 오전 10시 30분부터 소양교육을 시작하여 평소보다 일찍 마치고 서울역에서 케이티이엑스 열차를 타고 구미로 향하였다. 구미역에는 김전 편집위원님과 대구에서 오신 정성희수필가님께서 마중을 나와 계셨다. 그리고 일행 다섯(윤지훈 세계문인협회 사무총장, 정선교 문학세계 문인회장, 최병영 교육위원, 석병천 교육위원, 그리고 필자)을 이동시킬 차량이 2대(이윤숙 시인과 이홍숙 건설사장님)가 대기하고 있었다.

 일행은 먼저 경북 구미시 상모동 171번지에 소재한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는 일정을 가졌다. 남쪽으로 향한 본채는 디귿자처럼 들어앉았는데 어린 시절 북쪽을 향한 작은방에 작은 상 위에서 공부를 하며 자랐다. 어려운 집안에서 자란 박대통령은 오형제의 막내였고 아래로 두 여동생이 있었다. 규모나 모습이 크거나 화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고 있었다. 가난하게 살아온 국민들이 어떻게 하면 잘살게 할 수 있을까 몰두하여 정성을 다하셨던 그 분의 부부 사진을 오려서 실제 크기로 세워놓아 일행을 맞는 느낌을 받았다.

 생가는 1900년경에 지은 15평 규모의 전형적인 농촌 가옥이다. 1964년 구미시가 안채 및 사랑채를 수리하여 꾸며놓은 것이다. 생가 안에는 분향소가 있어 대표 한 분이 향을 피우고 함께 인사를 올렸다. 앞마당에 평상에 둘러 앉아 막걸리 한 잔에 목을 축이며 확성기에 울려 나오는 추모가 담긴 해설을 들었다.  평소에 들러보기를 마음속에 그리다가 이제 서야 덕분에 찾아뵙게 되어 고마웠다.

 다시 이동하여 탑 정형외과연합의원 원장이신 최중근 수필가님의 병원에서 윤태진 시인님을 뵙게 되었다. 뒤이어 신체의 일부들을 어려운 환자에게 제공해주신 푼수사에 각원스님께서 오셨다. 모두가 자리에 앉아 정선교 회장의 진행으로 순서를 정해 자신의 소개로 인사에 대신하였다. 정년퇴임을 맞게 되신 윤태진 교장선생님께 공로패를 드렸고 정성희수필가님의 낭독과 최중근 수필가님의 낭송이 이어졌다. 그리고 필자는 지역에 계신 회원 여러분들을 평소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늦게나마 만나게 되어 반갑다고 전제하고 왕성한 창작열의에 감사하고 더욱더 발전을 기원하는 마무리 말씀을 올렸다.

 모두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식사를 하였다. 자리에서 가까운 분들끼리 이야기의 꽃을 피우다가 점차 이곳저곳 옮기면서 반가운 정을 나누었다. 모두는 하나가 되어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앞으로 발전을 위하여 해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뒤늦게 합류하신 아정 이정화 소설가님의 신선한 내용의 말씀도 하나의 소득이었다. 이어진 자리에서 첫날 일정을 정리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춤과 노래를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어두운 밖에서는 기다리던 비가 쏟아지고 급히 서둘러 차에 올라 숙소로 돌아와 일행은 방 세 군데로 나누어 쉬었는데 필자는 김전 편집위원님과 함께 하였다. 세계문인협회의 활동과 월간 문학세계, 그리고 계간 시세계에 관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반갑게 필자를 맞이하듯 산과 하늘, 그리고 많은 건물들은 웃고 있었다. 싱그러운 아침 공기를 마시며 밖으로 나와 보니 어느새 이윤숙 시인님이 차를 몰고 오셔서 기다리고 계셨다. 어제도 밤늦게 까지 수고하셨는데 오늘도 자신의 몫으로 여기고 나서주는 마음씨가 고맙기만 했다.

 아침식사는 주차장이 넓은 국밥집이었다. 놋쇠로 만든 밥 한 사발에 걸쭉한 국 한 대접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앞으로 다시 더 먹어 볼 수 있을까 말까한 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 오래전에 올랐던 금오산의 정기를 받아보겠다는 의지를 가슴에 추스르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보기로 했다. 오랜 무더위와 가뭄으로 계곡의 물은 말랐으나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녹음 우거진 숲, 그리고 멀리 장쾌하게 펼쳐진 능선은 일행을 품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해운사 대웅전을 비롯하여 사찰을 둘러보고 걸어 올라가니 도선굴과 대혜폭포가 기다리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우렁찬 호령을 내지르며 물보라를 멀리까지 뿜어주던 대혜폭포 위용은 어디로 가고 가뭄을 원망하듯 겨우 명맥을 유지하며 맞아주었다. 시원한 자연 에어컨 바람을 내뿜듯 도선굴은 일행을 내려다보며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구미에서의 오전 일정을 마무리하고 발길을 고흥으로 돌려야했기에 그냥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제한된 시간 때문에 내려오다가 팥빙수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모두는 구미역으로 달렸고 고흥으로 향하는 발치에서 필자는 함께 하지 못하고 개인 사정으로 서울로 혼자 미안한 마음으로 올라와야했다. 구미에서의 일박 이일 일정은 어느 곳보다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근대화에 앞장선 구미공단의 역할은 두 말할 나위 없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며 이 지역의 문학을 지켜주신 분들과 같이 했기 때문이다. 초대해주신 김전 편집위원님과 윤태진 시인님, 그리고 이윤숙 시인님, 참석하셔서 애써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확인하며 함께하신 윤지훈 사무총장님과 일행 여러분께서 고흥에서도 좋은 결실을 얻고 돌아오시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