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나리꽃
세상의 의혹과 지탄에 묻힌
욕심의 회오리에 휩싸여
새 주인이 누구인지 가리지 못해
아무도 돌봐 주지 않는 길가 풍화된 주택
기왓장이나 서가래, 창틀마저 헤진
몸을 주체하느라 멋적은 얼굴로 서있다.
울타리에 기대어 해마다 핀 개나리
누가 지켜보지 않아도 가지마다
집 몰골을 가리기라도 하듯
넓게 가득 채워 펼친다
어디론가 가버릴 수도 없이
신분을 버리지 못하고 버텨야만 하는
마음속에 푸념들이 노랗게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