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내 봄
윤제철
해마다 3월이면 마중 나가 봄을 만났지만
올해는 봄이 오지 않았다.
겨울을 보내면서 오랜 시간 함께 한 일자리를
기억 속에 담아 모두 버렸다.
새로 태어난 나의 봄은
어떤 모습으로 올까 기다렸지만
더 이상 다가오지 않았다.
높지 않고 나지막한 곳이라도
그늘지지 않은 하얀 햇살이 비치는
밝은 창가의 좁은 곳이라도
내 봄이 싹을 내고 살 수 있는곳이라도
생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세상은 나에게
낯선 자리에서 큰소리로 울어보고
옹알이하며 어설픈 걸음마로 걸어서
스스로 봄이 되어 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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